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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2_0828_수요일_05:00pm_갤러리 피쉬
2002_0814 ▶ 2002_0831
월전미술관 별관 콩두 서울 종로구 팔판동 35-1번지 백월빌딩 B1 Tel. 02_732_3777
2002_0828 ▶ 2002_0901
갤러리 피쉬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7-28번지 백상빌딩 1층 Tel. 02_730_3280
생활의 발견_폭력의 기호론 ● 머리셋, 혹은 좌우보기-혼돈, 혼미 역부족인 것들 ● 권기수 작품에 등장하는 머리셋, 혹은 좌우보기는 혼돈, 혼미, 역부족인 것들의 표상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자아의 만화적 도상들은 어찌할 수 없는 혼미한 실체에 머리를 흔든다. 이 혼돈과 역부족의 정체는 소비와 욕망의 스펙타클이 펼쳐내는 도시의 기호들이다. 시스템과 속도, 소비의 기호적 풍경은 그 풍경을 바라보는 자아의 상승욕구를 부추키지만 동시에 그 기호의 실체에 다가간 사회적 자아는 하강한다. 역부족은 소비의 기호뿐만 아니라 그 소비를 탄생시켰던 매체 자체에 다가가면서 문명에 대한 공포와 화합을 동시에 꿈꾼다. ● 티브이, 모니터로 표상되는 사각형, 사각틀의 현대매체들은 작가가 바라본 매체에 대한 두려움이면서 그 매체를 통한 자아의 거울보기이다. 두려움이면서 안주이기도 한 이 혼돈과 혼미는 말 그대로 역부족이다. 알 수 없는 시, 공간의 끈에 매달린 채 흔들리는 설치작품은 때론 비행기를 타고 부유하고, 때론 쌍머리를 흔들기도 하며 일상의 영역에서 사각의 틀에 안주한다.
상자에서 나오기-보아뱀과 반가사유상 ● 현대 매체에 대한 두려움과 응시는 상자에서 나오기에서 구체화된다. 이제 사각의 틀은 입체화되고 상자에 갇힌 자아는 조심스레 세상 밖으로 나온다. 때론 몸통을 가린 채, 때론 머리를 뒤집어 쓴 채 나타나는 자아는 문명과 소통하지 못한 자아의 폐쇄회로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 보고싶지 않은, 느끼고 싶지 않은, 말하고 싶지 않은 자아는 현대매체를 뒤집어 쓴 채로 조심스레 세상과 조우한다. 육각형의 형태로 보이는 형상은 기실 사각의 입체이다. 시스템과 체계, 도상의 상징인 사각은 문명의 포충망에 사로잡힌 현대인의 거주지이자 일탈의 장소이다. 이제 역부족인 자아는 거주지에서 일탈한다. ● 이 일탈의 힘은 혼돈, 혼미, 역부족인 것들로부터 시작됐다. 보아뱀과 반가사유상으로 상징되는 일상과 언어에 대한 관습의 뒤집기는 역부족인 것들을 가능하게 만든다. 사각의 형상과는 다른 구불구불한 선들, 뱀의 몸통 속에서 웃고 있는 자아의 응시는 문명과 소통하기 위한 자아의 비상을 꿈꾼다.
폭력과 화합 ● 권기수의 작품에 등장하는 기호화된 이미지는 억압된 힘, 관계 그리고 사회적 위치의 자각에서 나오는 폭력성을 잠재적으로 드러낸다 그러나 누구도 권기수의 이 천진난만한 작품을 보고 폭력을 느끼지는 않으리라. 폭력은 내적 억압의 기제에 의해 통제되면서 협력과 화합의 형태로 나타난다, 몽둥이를 들고, 칼을 휘두르며, 웃으면서 총을 겨누는 억압된 심리기제는 그러나 이내 손을 마주잡으며 화합 꽃으로 피어있다. 칼, 총, 몽둥이가 잠재적 폭력성이라면 꽃은 화합, 협력, 융화하려는 의지이다. 이 폭력과 화합의 이미지는 역부족인 자아의 내적 응시로부터 나왔지만 시스템과 기호의 실체에 대응하는 작가의 페이소스이기도 하다. ● 그의 모든 작품에서 나타난 웃고 있는 인상, 심지어 폭력에 관한 것에도 웃고 있는 풍경은 그것을 단적으로 증명한다. ■ 류철하
Vol.20020825a | 권기수展 / KWONKISOO / 權奇秀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