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2_0724_수요일_06:00pm
갤러리 보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149번지 Tel. 02_725_6751
나의 작업은 캔버스라는 평면 위에 선을 그리면서 만들어진다. 이러한 단순하고도 반복적인 작업을 통해서 보여지는 것은 선 그 자체로 독립적인 이미지를 나타내거나, 또는 선들이 겹쳐서 만들어내는 일루전과 이중색 컬러(interference)가 가져오는 이중적 이미지의 모호함이다.
선으로 그려진 이미지는 '손'의 이미지로 손의 형상에서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연결 고리로 이어지며, 이것은 마치 '뫼비우스의 띠'에서처럼 끊임없이 순환하는 구조이다. 작품'이상한 고리' 는 이러한 이중구조를 가진 에셔의 '그리는 손'에서 이미지를 차용하여 그려진 것으로 '손'으로 보이는 이미지는 단지 외형적인 형태를 기반으로 한 그려진 이미지일 뿐이지 물질적이거나 실제적인 것은 아니다. 나의 작업에서는 이러한 그려진 이미지인 '손'이 주로 등장하며 이것은 이중색 컬러(interference acrylic)의 사용으로 나타나는, '드러나고 감추어지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그리는 손'과 '그려진 손'의 반복, 그리고 무목적 적인 지시를 하고 있는 손은 지시방향 또한 시작과 끝을 알 수 없이 끊임없이 순환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인 형태를 가진 이미지는 보는 이의 위치와 각도에 따라서 끊임없이 보여지는 이미지 또한 변화시킨다. 이중색 컬러(interference acrylic)로 그려진 바탕화면과 그 위에 그려진 선의 이미지는 전체적으로 완전하게 보여질 수 없으며 부분적으로나마 두 가지의 이미지를 동시에 보여주는데 에 만족할 뿐이다. '안'의 이미지와'밖' 의 이미지는 '드러나고 감추어지기'를 반복하고, 또한 이러한 교차구조는 반복적으로 그려진 선의 이미지를 통해서 부분적인 움직임을 감지하게 하는 시각적인 착시를 일으킨다.
작품 「이상한고리-모아레(moir )」에서는 더 이상 '안'과 '밖'이 시각적으로 교차하는 것을 넘어서 '안'과 '밖'이 동시에 가변적 일루젼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겹침은 '모아레(moir )'현상을 만들며 시각적인 착시를 증폭시키기도 한다.
선, 그리고 이중색의 사용, 겹침이 만들어내는 모아레(moir ), 이러한 것들은 나의 작업을 이루고 있는 주된 표현요소이며 작품을 보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단서로 제공된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적인 단서는 결국 작품이 보여지는데 부분적인 역할을 할 뿐이며 그 이상의 '보여짐'은 작품을 보는 많은 이들의 또 다른 시선을 통해서 발견하고 싶은 바램이다. ■ 경지연
Vol.20020722a | 경지연展 / KYUNGJIYEON / 慶智娟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