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ziness_녹슨 면도날

2002_0711 ▶ 2002_0720

정찬부_의식의 정지_혼합재료_가변크기_2002

● 나에게 있어 게으름은 의식이 정지된 상태이다. 의식의 게으름이란 지적욕구보다 그 외의 것들에 집착하는 본능에 가까운 상태로 본능을 제어하지 못하는 자신의 상태를 그대로 제시함으로써 의식이 정지된 상태를 드러내고자 한다.

초대일시_2002_0711_목요일_06:00pm

한전프라자갤러리 서울 중구 남대문로 2가 5번지 Tel. 02_758_3494

인류의 문명과 문화는 인간의 '욕망'에 의해 이루어져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욕망'은 무엇으로도 규정되어질 수 없는 현시점 사회현상을 읽어낼 수 있는 하나의 중요한 담론거리이다. 수많은 예술가들이 많은 인간의 '욕망'을 가지고 왕성한 작업활동을 하고 있다. ● 그러나 이미 거론되어 왔던 '욕망'들은 표면 위로 드러나 조명을 받던 것들이라 할수 있다. 최근에서야 항상 중심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주변부가 표면 아래에서 위로 드러나듯 여러 표면 아래에 가려진 '욕망'의 하나를 드러내보려 한다. ● 한국 근·현대의 역사적 어지러움 속에서 곧고 부지런한 몸가짐의 인간상은 요구되어지며 만들어져 왔듯, 우리 한국인의 의식 속에는 부지런함과 성실이 깊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너무나 많은 사회적 습관에 길들여져 살고 있다. 사회적 관습이라는 것은 당대의 지배적 이데올로기가 만들어낸 억압의 교묘한 변형에 불과하다. 그것은 반드시 지켜야한다거나 지켜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모두가 한 방향을 바라보고 살 필요는 없는 것 아닌가? 그런데도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것을 당연시하고 추호도 의심을 하지 않았다. 그것이 얼마나 우리의 삶을 억압해 왔는가를 깨닫지 못하면서, 익숙하게 그러한 고정관념, 사회적 관습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게으른 자의 도전은 거기에서 시작된다. ●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게으름이란 무엇일까? '게으름'은 분명 '생명'을 보존 할 수 있게 하는 활력소이며, 삶의 사이사이에 존재하는 '시간적 틈'으로 인간의 삶에 있어 쉽게 간과 할 수 없는 '욕망' 중 하나일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게으름'을 '욕망'과 '감정'의 지위에 올리고 자연스러운 인간 삶의 참 모습으로 보며 '게으름'을 새롭게 연구 하고자 한다. ● '게으름'을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든 '게으른 면'을 지니고 있음에 틀림이 없다. 나 역시도 '게으름'을 터부시하도록 교육되어져 왔고,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 하지만 우리는 근면함보다는 자신의 게으름에 대해서 관대하다는 점에서 어찌 보면 게으름은 사람의 본능이며 욕망이라고 말할 수 있다. ● 말쑥함을 위해 면도하려는 순간 '면도날'에 묻어있는 '게으름'의 흔적을 본다. 그것은 이 사회에서 거세당한 '게으름'을 대변한다. ● '게으름'은 거세당해야 할 '삶'의 현상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인간 삶의 참 모습인 것이다... ■ 녹슨 면도날 11m

김종구_differnce_종이에 펜, 휴지걸이_가변크기_2002

김종구 ● 게으름의 실체는 무엇인가? 필요성이 있을때와 없을때 어떤 가치 기준에 따라 어떤 행동양식으로 표현되는가?

김창영_게으름 측정기_혼합재료_25×35×10cm_2002

김창영 ● 난 늘 개으르다... 하지만 사실 난 정말 부지런하다

김형표_outsleeping_투명 합성수지, 오브제_30×35×30cm_2002

김형표 ● 내몸 구석구석에 퍼져있는 중력들. 바닥에 최대한 밀착되어버린 내 肉心. 감각 없는 시간. 그리고 내 몸에 새겨진 장판지의 무늬들.

김희정_우유팩_종이, 오브제_18×45×10cm_2002

김희정 ● 물건들이 변하는 현상은 이상한 일로서 숨겨진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가사의한 삶의 형태에 관한 것이다. 나의 일생은 내가 들어선 낯선 공간과 고향의 기억을 끊임없이 연결 지으며 살아가는 것이었고, 현실은 언제나 타지와 같이 낯설다.

박진범_허·기·지·다_혼합재료_직경 200cm_2002

박진범 ● 이그! 냉장고 안에 숟가락이 또 들어있잖아! 나둬, 드러워 죽겠어..... 괜찮어 냉장고안에 있으면 설거지 않해도 돼!

서동진_Beyound Space_거울, 아크릴판, 실사출력_200×90×60cm_2002

서동진 ● 게으름 O.X 비밀 구석. 자유인

이규연_몽상가의 천장_나무와 한지_가변크기_2002

이규연 ● "그는 천장을 뚫어 하늘이 보이는 집을 상상한 적이 있었다.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지만 실현을 위해선 무시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이 있었다." 그는 누워서 뚫어져라 천장을 보며 그 안에서 하늘을 볼 때와 같은 상상과 꿈을 갖게 되었다. ● 하늘을 나는 연은 어린아이 어른 할거 없이 꿈과 소망의 상징이다. 사실 줄에 메인 인질 신세지만 연은 유유히 바람을 타고 모두의 맘을 설레게 한다. 그는 천장 안에서 꿈과 소망을 담은 연처럼 유유히 바람을 타고 길을 찾는다. 그는 여전히 길 찾기에 정신이 없었다.

이상용_게·죄·으·악·름_수성접착제, 혼합재료_60×160×60cm_2002

이상용 ● 내 안에 게으름과 죄악은 섞여있다. 1997년 봄부터 매년 심어지는 꽃씨들, 그리고 나의 게으름으로 인해 매해 하나씩 죽어갔던 생명들... 하지만 담담한... 이제야 게으름과 씨앗들의 묘비를 세운다...

이석영_순대 똥 채우기_혼합재료_가변크기_2002

이석영 ● 난 게으르다. 나는 정말 게으르다. 이 씨발 전나게 게으르다.

이창걸_www_사진과 혼합매체_가변크기_2002

이창걸 ● 게으른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무거운 배낭을 매지 않고 아주 편안한 자세로 몸을 휘어 감는 나의 컴퓨터용 의자인 푹신한 소파에 가만히 앉아서 손가락의 움직임으로만 여행을 한다. www(world wide web)로 시작하는 이 여행은 내게 있어서 아주 복잡하게 얽혀진 무언가로 되었는데 이러한 복잡하게 얽혀진 것은 내가 화장실을 갔을 때도 같이 느껴진다. 나의 분비물이 이 속으로 들어가서 어디로 갈 것인지? 아마도 내가 컴퓨터 앞에서 하는 것처럼 아주 복잡하게 얽혀진 어느 곳으로의 여행을 할 것이다. 출발과 도착지가 있지만 복잡하게 얽혀진 곳에서 어디로 떨어지고 머물게 될지 모르는 위태한 나의 모습과도 같은 것이 이 속에 담겨져 있다._창걸생각

Vol.20020707a | 녹슨 면도날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