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꿈

책임기획_홍익대학교 예술학과 전시기획팀   2002_0709 ▶ 2002_0713 토요일 정오까지

이순종_concerto2001_단채널 비디오 영상_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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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2_0709_화요일_03:00pm

참여작가 김민상_김성연_김수지_김승영_김인배_김화선_박미록 송영규_유근택_김혜정_이동욱_이순종_이소영_이여운 이진봉_이태한_장지희_천성명_함연주_이동원

오픈 퍼포먼스_이동원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마포구 상수동 72-1번지 문헌관 4층 Tel. 02_320_1322

쌈지스페이스 1층 로비와 카페 서울 마포구 창전동 5-129번지 Tel. 02_3142_1693

수많은 이미지들이 생성되고 복제되며 전파된다. 사회 구조하의 왜곡이 이미지에 스며드는 것은 아마도 필연일 것이다. 이미지는 왜곡되고 또 '그' 목적에 맞게 쓰여 진다. 그것이 이미지뿐이랴, 사실과 말과 생각 역시 그렇다. '덕분에' 우리는 획일화된 유행을 따르고 매스 미디어와 인터넷을 통해 왜곡된(혹은 조작된, 프로듀스produce된) 사실도 '진짜'라고 믿으며 살고 있는 것이 아니던가.

김성연_Hands_세라믹에 채색_각각 15×15×7cm_2002

이 세상에 진짜는 무엇인가, 당신은 누구인가. ● 막상 이러한 이야기들을 사회학자나 철학자들의 논의 정도로 돌리기에는 개개인이 느끼는 소외와 정체성의 혼돈은 직접적이다. 획일화되고 왜곡된 '사실'을 접하는 우리의 사고와 공허한 정서는 그저 '현상'으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공허한 정서는 동질성과 애착 관계를 추구하지만, 그것은 비슷한 서로의 모습에 서로를 비취 보며 안도하게 하는 것일 뿐, 익명에 군중에 묻혀버리기 일쑤이다.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실체와 사고의 리얼함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김혜정_이상한 나라의 엘리스-하트의 여왕_단채널 영상_00:03:50_2001

"장자는 꿈에 나비가 되었다. 훨훨 날아 기쁘고 유쾌할 뿐, 자신이 장자인 것을 깨닫지 못하였다. 꿈을 깨니 자신이 또한 장자였다. 원래 나비인 장자가 꿈 속에서 나비가 되었는지, 원래 나비가 현실이라는 꿈속에서 잠시 장자가 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_장자 「제물론」중에서 ● 우리는 장자의 '나비의 꿈'으로 인한 각성과도 같이 본질에 접근하기를 요구한다. 사람들은 일상적인 방식으로 주위의 것들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것을 진실로 받아들인다. 앞에서 언급했듯 왜곡된 것이더라도 말이다.

이동욱_불특정 다수_사진_가변설치_2001_부분

이러한 주제 선정은 또한 다분히 홍대라는 지역적 특성에 영향 받은 바 크다. 이 곳은 자유롭지만 진지하게 문화에 관심을 갖는 곳이며, 새로운 기표에 민감한 곳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어느 곳보다 자아에 대한 확신이 강한 곳이자 자신과 다른 모습에 대한 이해가 높은 지역이다. 우리는 홍대적 코드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으면서 좀 더 보편적인 방식으로 자아와 타자에 대한 이해에 공감을 끌어내고자 했다. (홍대적 코드는 다른 많은 곳에서도 얻을 수 있을 것이므로.) ● 우리는 '감각'을 통한 작품들로 그것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현대 철학은 기본적으로 모두 몸과 감각에 대해 관심을 표하고 있다. 감각을 통해 인식하고 지각하며 그것이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볼 때, 감각은 사고의 기본이다. 감각은 단지 말초적인 자극에만 반응하는 것이 아니다. 몸으로 느낀 기억이 가장 깊게 사람에게 남아 있는 것처럼 생생한 예술적 경험 역시 인정되어야 한다.

김수지_self/selves_혼합재료_200×70×300cm_2002

느끼라, 그리고 당신의 실체와 사고의 리얼함을 찾길 바란다. ● 작품들은 모두 감각적 새로움을 가지고 있다. 관객들은 비일상적인 표현 방식으로 순간적인 분리를 경험한다. 실재로 존재하지는 않지만 감각적으로 리얼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실재로 존재하지만 우리 보통사람은 그렇게 느낄 수 없는(혹은 않는) 것에 대한 경험은 우리의 자아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 이러한 순간적 분리 뒤의 깨달음은 감정의 직접적 접촉을 이끌어낼 것이다. 또한 진짜 리얼함을 주게 될 것이다. 진짜 같은 가상현실과 진짜 같은 왜곡된 사실이 아닌 작품들이 우리에게 주는 리얼함이다. ● 이것은 작품이 관객의 경험 속에서 의미를 재구성 재맥락화하게 된다는 뜻이다. 기표의 기의가 다양한 작품들을 중심으로 선정한 이유도 결국 이것이다. 후기 구조주의에서 말하듯 비평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제공하는 그 자체로 완성도 있는 작품들이기도 하다.

김화선_당신의 초상_캔버스에 유채_130×160cm_2002

우리는 이러한 작품들에 대한 경험이, 삶에서의 새로운 재맥락화가 잃어버린 우리를 찾는데 좋은 도구가 될 것임을 믿는다. 또한 예술작품이 어렵고 무거우며 일상적 경험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기를 바란다. 이 작품들은 작가만의 이야기도 아니고 사회적이기만 한 이야기도 아니며 나와 우리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나와 그들을 이해하는 매개이며 우리에게 가장 근본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 강경아_강신유_권혜인_김연국_김지혜_유성혜_유원준_이지은_최신혜_허나영_황혜전

Vol.20020702a | 나비의 꿈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