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끝났는가

서울아트가이드 2002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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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성 칼럼(7)-예술은 끝났는가 ● 21세기 들어와서 예술의 종말이 종종 이야기 거리가 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다. 인간이 예술을 창조하고 그와 더불어 생활을 풍부하게 하고 행복을 누리게 된 것은 꽤 오래전의 일이다. 구석기시대라고 불리우는 옛날에 인간들은 주변에 모든 재료를 써서 조각을 만들고 벽에다 동물과 사람을 그려 오늘날 얘기하는 선사미술를 이룩했던 것이다. 지금의 유적으로서는 알타미라 동굴벽화, 라스코 동굴벽화, 그리고 빌렌도르프 돌의 비너스가 가장 오래된 예술품이다. 그후 역사시대로 들어서 재료의 발달과 기술의 개발에 따라서 급속도로 발전되어 이른바 예술이라는 하나의 정신가치를 확고한 것으로 만들었다. 이렇게해서 서양의 경우 선사미술, 고대 오리엔트 미술, 그리스 미술, 로마 미술, 중세 미술, 르네상스 미술, 바로크 미술, 로코코 미술, 19세기 미술, 20세기 미술에 이르러서 다양한 변모를 거듭해서 오늘날과 같은 찬란한 미술의 세계를 전개시켰던 것이다. 그런데 21세기 들어와서 과학의 발달과 미학의 변모에 따라서 미술은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 늘 주장하는 이야기이지만 이러한 미술의 변천과정은 발달이라고 보지않고 변모라고 보는 것은 나의 기본적인 태도이다. 그것은 예를 들어 그리스미술과 르네상스 미술 어떤 쪽이 낫느냐는 문제나 르네상스미술과 20세기 미술의 어느 쪽이 발달되느냐는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이것은 미술의 역사는 발달의 역사가 아니고 변모의 역사하고 생각하면 해결된 문제이다. 약간의 기술적인 개량과 재료의 발달로 전에는 없었던 효과는 있지만 그래도 예술의 본질에서 볼 때는 그것의 발전이 아니라 달라졌을 뿐이다. ● 요사이 원리원칙을 달리하는 현대미술이 젊은이를 사이에 유행되고 예술로서도 상당한 문제점을 던지고 있다. 그래서 최근에 일부에서는 예술의 종말을 이야기하지만, 사실 자기들이 알고 있는 예술은 끝나지 몰라도 새로운 예술은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는 정신가치로서 표현과 방법의 변모에도 불구하고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문제는 앞에서 여러번 되풀이 한 것처럼 발달이 아니라 변모하는 원칙으로 해결될 수 있다. 이 지상에 인간들이 살고 있는한 예술은 어떤 형식으로든지 존재하는 것이다. ■ 이경성

나의 발언-대안공간의 대관료 ● 남한의 전시공간들에 대해 생각해 본다. 서울 인사동에서 본격적으로 현대미술품이 전시되기 시작한 때는 1970년대이다. 그렇다면 대략 30여년 남짓한 역사를 기록할 수 있겠다. 출발은 상업화랑이었고 1980년대 초중반 대관화랑이 주목받았다. 그리고 1980년대 중반부터 10여년간 기업미술관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그리고 IMF 이후로 기업미술관들의 활동이 주춤했다가 최근에 다시 활기를 얻고 있다. ● 요사이 젊은 작가 또는 전시기획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전시공간은 대안공간이다. IMF 전후로 생겨난 이 대안공간들은 위축된 미술계에 신선한 기운을 불어넣는 주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대안공간들도 해를 거듭하면서 여러 문제점들을 노출시키고 있다. 일단 이름을 대안공간으로 내걸었을 때는 그만한 대안이 있어야 하고 그 대안을 발전시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너무나 버겁다. 대부분의 대안공간들은 물리적으로 그 공간을 유지할 최소한의 경비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까닭이다. 그러기에 미술적 대안을 생산하는 공간이라기 보다는 공간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마련을 위해 여러가지 묘수들을 궁리하는 곳이 되어버렸다. ● 대안공간을 유지하는 가장 큰 힘은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차별화된 인적 네트워크이다. 작가, 기획자, 평론가, 애호가들이 서로 소통하며 타 전시공간 또는 여타 미술계의 주장들과 차별화된 내용들을 생산해낼 때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대안공간을 표방하는 곳 중에 이에 상응하는 활동을 하는 곳이 있는가에 대해 의심이 간다. 그나마 젊은 작가들이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대안공간 풀」의 경우 「포럼A」라는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 다양한 사회적 대안을 창출하고 있으며, 「대안공간 루프」의 경우 외국작가들과 신진작가들의 교류를 통해 그 성과를 축적해가고 있다. ● 하지만 이들 공간들도 대안적 작가군 형성에 있어서는 나약함을 보이고 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A라는 대안공간과 B라는 대안공간이 내걸은 대안이 서로 상충되는데 작가군들은 그 작가가 그 작가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일정 성격을 표방하는 「대안공간 풀」,「대안공간 루프」,「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아트선재센터」,「인사미술공간」,「쌈지스페이스」,「일주아트하우스」,「아트센터 나비」 등에서 읽혀지는 작가군들이 그 폭을 넓히지 못하고 몇몇 작가들로만 맴도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심지어 권위적인 기업미술관과 상업화랑들도 이에 합류하여 그나마 만들어낸 미술적 대안들을 희석시키고 있다. 다시말해 차별화된 창조적 대안은 실천되지 못하고 곧바로 합의된 문화 쪽으로 편승되어 대안공간의 실질적인 성과들이 무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 이에 가장 우려되는 것은 몇몇 젊은 작가들이 대안공간에서의 전시를 예전 국전 또는 민전 등 공모전이 전이된 형태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각 공간에서 표방하는 대안에 대해서는 알려고 하지 않고 일종의 포상효과로만 읽는 탓이다. 결국 이들에 의해 대안공간은 힘을 얻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대관료 없는 전시공간'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사정이 이렇다면 비록 영세한 운영 때문에 대관료를 받을지언정 전시진행자들로부터 일정 성격의 작가군이 관리되는 공간이 더 대안공간 다울 수도 있을 것이다. ● 대안공간의 대관료는 결코 무료이거나 대관화랑보다 싼 것이 아니다. 해당 대안공간에 대한 지속적인 대안제시 및 실천을 위한 노력 등이 대안공간의 대관료인 까닭이다. ■ 최금수ㆍ이미지올로기연구소장

● 서울아트가이드 2002년 7월호 주요 내용 이경성칼럼_예술은 끝나지 않았다_이경성 나의 발언_대안공간의 대관료_최금수 다시 읽기_비슷한 것은 가짜다 !_우찬규 이 전시를 말한다_광주비엔날레_이명옥 미술평론가 5인이 평가한 6월의 전시 새로나온 미술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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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020701a | 서울아트가이드 2002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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