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쟎아!

노정연展 / ROHJUNGYUN / 盧貞姸 / painting   2002_0605 ▶ 2002_0611

노정연_In STARBUCKS_종이에 아크릴채색_18×18cm_2002

한전프라자갤러리 서울 중구 남대문로 2가 5번지 Tel. 02_758_3494

재생산된 소비문화의 아이콘 ● 이 작가는 90년대 후반에 대학을 다녔고 지금은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있다. 그녀는 학부와 대학원에서 내가 담당했던 강의를 수강한 많은 학생중의 한 사람으로, 나는 그녀의 드로잉과 페인팅을 좋다고 말하곤 했다. ● 이번 한전프라자 갤러리의 젊은 작가 지원프로젝트에 뽑혀 영광이 곁들여진 이 두근거림과 기대의 순간인 그녀의 첫 개인전에 작가로 데뷔하는 제자와 자리를 함께 하게 되니 감회가 새롭고 자랑스럽기도 하다. 다만 지도했던 교수로서, 개인전에 부쳐 쓰여지는 주례사 같은 글이 될까 두려워 이런 경우에는 전문적인 미술 평론가의 비평의 글로 채워져야 된다고 했는데…하여튼 나의 글 쓰기가 그녀의 작업을 비평적으로 자리 매김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 못내 미안스러울 따름이다. ● 그녀의 작품에서 우선 소재와 그것들의 원천(Sourse)이 분명하게 잀혀지는 것이 좋다. 패스트 푸드점의 내부공간, 테이블, 장식패턴, 의자, Take Out 커피잔 등등..그것들의 원천은 분명, 자신이 즐겨가서 먹고, 마시며, 시간을 보낸 장소인 어느 버거킹이거나 던킨 도너츠나 스타벅스 매장일 것이다(몇 작품의 화면 한쪽 편에 내려다본 모습으로 그려진 자신의 차체 부분에서 확인되듯) 그리고 대부분의 이미지들 또한 자신이 사용했던 기물이며 소모품들일 것이다. 작가는 자신이 살아가는 생활주변에 초점을 맟추고 현재의 소비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노정연_In DUNKIN_혼합재료_200×200cm_2001

자신이 즐기고 있는 식생활 문화, 미국계 체인점인 패스트 푸드와 인스턴트 식품들을 통해 몰개성적이고 일회적인 인스턴트 무노하와 그것에 길들여진 그들 젊은 대중들의 정서를 대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 노정연은 서울의 오늘을 소비하며, 또한 오늘을 증거하려고 그들의 아이콘을 자신의 시각언어로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 나는 강의에서, 작가는 자신이 숨쉬며 살고 있는 그 시대의 자극으로부터 그 무엇인가를 표현해야 한다고 회화의 '현시대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흔히 시대정신이란 말이 갖는 모호하고 추상적 개념에 머물지 말고, 보다 실제적인 문제 해결에로의 접근을 위해. 회화는 작가가 주체적으로 체험하고, 유지할 수 있는 구체적이며 구별된 문화와 계층에 관계되고 기능해야 된다고 주장하곤 했다. 이런 관점에서 노정연은 공부 잘한(?) 학생임에 틀림없으니 교수로서 기분 좋은 일이다. ● 그녀의 작품이 좋게 느껴지는 또 하나의 이유는 표현형식에 있어 방법과 포맷이 자유롭고, 이미지의 조형적 질서가 독창적 양식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꿈틀대는 형상들에서 수군거리는 듯한 이미지를 읽으며 유머가 곁들인 어떤 이야기를 듣는 즐거움으로 그녀가 연출한 공간 속에서 이곳 저곳을 자꾸 들여다 보게되는 것이다.

노정연_In STARBUCK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0×130cm_2002

그녀의 회화적 탐구는 세밀한 선으로부터 추적되는 작은 드로잉으로부터 시작된다. 선은 형태를 이룩하는 표현요소의 핵심이다. 동적 리듬을 지닌 선으로 그려지고 만들어진 형상들은 마치 새로이 선보이는 제품 디자인 같이 대량생산되어 동일한 모습인 일상 소비테품들의 그녀의 손에 의해 전적으로 개별적인 형상으로 재생산되고 있다. 그것은 하나의 오브제(Objet)로 우리 앞에 등장한다. 또는 그 오브제들은 캔바스의 평면 위에서 구성되기도 하지만, 단독적으로 집합(Assemblage)되어 나타나고, 설치(Installation)적 환경으로 펼쳐 보여지기도 한다. 이제 그녀가 보여주는 표현방법적 탐색과 시각언어들을 통해 우리는 현대미술의 다채로운 단면들을 경험하느 즐거움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 이제 그녀가 탐구하여 만들어놓은 전시공간에서 젊은 그들의 문화로서의 작업을 보며, 오늘의 우리 모습을 전달하는 시대의 한 페이지를 열어보게 될 것이다. ■ 김용철

Vol.20020613a | 노정연展 / ROHJUNGYUN / 盧貞姸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