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한국예술종합학교 홈페이지로 갑니다.
KNUA 갤러리 서울 성북구 석관동 산 1-5번지 Tel. 02_520_8114
몸과 기억에 대하여... ● 어떤 병에 대해 치료법이 많다는 것은 그 병에 대한 이해가 확실치 않다는 반증이다. 인간에 대한 무수한 해석과 예술적 표현은 그만큼 불확실한 인간의 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것은 인간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라기보다 상황에 따라 변하는 인간존재의 불확실성의 산물이다. ● 법칙에 법칙을 만드는 인간은 그 본래의 존재를 찾기 위해 고단한 수행과 연산을 계속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의 몸은 단순하게 자연의 법칙을 따른다. 몸은 병들고 쇠약해져죽는다. 그 과정은 파리나 개구리나, 개와 소같이 같은 행로를 거친다. 그러나 인간은 그 과정이 끝나기까지 무수한 시공간마다 그 과정을 부정하려 한다. 이 거스림의 행위는 인간의 기억으로부터 시작된다. ● 기억은 인간의 몸이 진행하는 방향과는 다르게 진행된다. 몸은 항상 현재로부터 앞으로 진행하지만 기억은 항상 현재보다 늦다. 그것은 몸이 가진 원형에 대한 기억이며 최초의 상태를 갈망하는 욕구이다. ● 기억은 정/반의 수많은 교차가 일어나는 순열조합이다. 이 조합은 실패와 성공을 거듭함으로써 몸이 갖는 자연의 법칙을 역으로 채워나가고 있다.
「Pulses」는 기존 작품에서 붉은 실과 점점이 떨어지는 물방울은 피하조직을 표현하려던 여러가지 시도 중 혈관의 이미지를 작품화 한 것으로, 개개의 실을 타고 흘러나온 물방울이 지면 철망 위에 응집되었다가 다시금 추락하는 시스템으로 설정되었던 반면, 이 작품은 다수의 실과 물방울의 순환장치를 통해 폐쇄구조를 해체시켰다. ● 갤러리 안쪽 방은 암실공간으로 만든 후, 레이저를 이용한 붉은색 빛 선에 물방울을 흘러내려 기존작품의 이미지로 출발한 작업임을 강조했다.
원형을 기억하는 방법은 사물이 가지고 있는 허상만으로 충분하다. 그림자를 통해 원형을 찾으려는 것은 실제 사물을 보는 것보다 그림자를 통해 사물을 기억해내는 방법, 즉 머릿속에서 재현하는 방법이 더 옳다는 나의 이상(理想)적인 재생법이다. ● 신체의 일부분인 듯한 이 조형물들은 신체의 원형이 아니며 전체도 아니며 실제도 아니다. 이것은 우리를 기억조차 없는 낯선 상황으로 몰고 간다. 그리고 그것이 제자리를 찾기까지는 많은 생각을 필요로 한다. ■ 이윤태
Vol.20020531b | 이윤태展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