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데니스와 이모

데니스 한展 / DENNIS HAN / painting   2002_0401 ▶ 2002_0408

데니스 한_데니스의 생일파티_종이에 연필과 수채_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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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피쉬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7-28번지 백상빌딩 1층 Tel. 02_730_3280

4월의 초입 출판사 홍성사에서 정신지체 장애인 데니스 한의 특별한 그림전을 함께 열기로 기획하였습니다. 데니스는 현재 25세의 청년으로, 생후 1년 4개월에 앓게 된 뇌막염의 후유증은 그의 인지능력의 성장을 멈추게 하였습니다. 오직 반복을 통한 학습만이 가능한 그가 21세가 되던 해, 이모의 파리 초청은 그에게 새로운 삶을 경험케 합니다. 그것이"그리기"였습니다. 하루의 일과를 스케치 한 것이 제법 숙련되어가던 중 이모는 그의 그림에 프레임을 맞추어 지인들에게 선물했습니다. 그리하여 값없이 버려질 스케치가 새로운 가치를 입어 인정받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이에 이모의 지인인 홍성사 사람들이 그들의 작업을 세상에 전시함으로써 데니스와 그의 가족을 대표하는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그리고 이모를 대표하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들에게 도전적인 삶의 모양을 전하고자 합니다. ● 데니스와 이모가 함께한 작업은, 경험을 기억하는 일과 경험을 마커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다시 캔버스에 아크릴로 옮겼습니다. 이 과정에서 데니스가 기억하거나 유추해 내지 못하는 형상들은 작가들의 작품에서 모사를 했습니다. 이런 작업의 내용을 문자적으로 해석하면, 당연히 유치하거나 건조한 결과물로 상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의 아니, '그들'의 그림에는 순수하고 창조적인 생명의 숨소리가 담겨 있습니다. 데니스와 그의 그림에는, '사유함'의 유희도, '살아감'의 고통도 방해할 수 없는 단순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 도서출판 홍성사

데니스 한_레스토랑 쉐 그레몽_캔버스에 아크릴, 과슈 채색_2001

데니스 한 DENNIS HAN ● 1977년 4월 23일 캘리포니아(U.S.A.)에서 출생, 이듬해 8월(생후 1년 4개월 때) 뇌막염(MENINGITIS)에 걸림, 1982년 9월-1983년 6월 유치원 과정 MISSION VIEJO KINDER DARE REANING CENTER, 1983년 9월-1986년 6월 CORDILLERA ELEMENTERY SCHOOL, 1986년 9월-1989년 6월 SANJOAQUIN ELEMENTERY SCHOOL, 1989년 9월-1991년 6월 SERRANO J.R. HIGH SCHOOL, 1991년 9월-1996년 6월 ELTORO HIGH SCHOOL, 1996년 7월-1998년 6월 VOCATIONAL VISIONS JOB TRAINING CENTER(MANAGER:MR. KEVIN), 1998년 7월 26일-1998년 8월 24일 첫 번째 PARIS 체류, 그림 그리기 시작(평면으로만 그림). 1999년 1월 18일-1999년 4월 11일 두 번째 PARIS 체류, 그림이 약간 복잡해지고 샤갈 그림을 보고 수채화 물감을 쓰기 시작, 1999년 3월, 4월 이태리, 스페인 여행, 1999년 PARIS 한인침례교회 선교바자회에서 전시, 1999년 4월 PARIS 한인침례교회에서 침례 받음, 1999년 12월 6일-2000년 6월 2일 세 번째 PARIS 체류, 그림 그린 것을 벽에 붙이고 자다가 깨어서 자기 그림 감상하고 즐거워 함, 캘리포니아에 있는 한인교회에서 선교바자에 그림 전시, 2000년 9월 9일-2001년 9월 23! 일 네 번째 PARIS 체류 수채화 물감과 아크릴 물감도 쓰기 시작, 캔버스에 그리기 시작, 2001년 10월 22일-2002년 1월 1일 이모와 함께 한국 방문 한 달 간 체류, 작업의 규모가 조금 커지기 시작, EXPOSITION을 목표로 작업에 몰입 중, 2002년 2월 현재 작업에 약간은 꾀가 생김, 그림 그리기보다는 설거지나 청소하는 것을 더 좋아함, 그러나 EXPOSITION을 하고 싶어하는 의지는 변함이 없음.

데니스 한_음악카페_캔버스에 아크릴, 과슈 채색_2001

데니스의 성격과 습관 ● 마음이 많이 열려 있고 항상 긍정적으로 사람을 대하여 남에게 무엇이든 양보하고 깨끗한 것을 좋아하며 정리 정돈을 잘함. 데니스는 하루도 빼놓치 않고 목욕해야 함. 자기가 잘못한 것을 인정할 줄 알며. 명랑함. 그리고 참여의지가 대단함. 그림을 그린이후 자기 의사 표현이 많이 발달했음. 전에는 의사표현 수단을 화내거나 골내는 것으로 표현하여 상대방이 짐작으로 판단. 음식은 서양음식을 선호하고 절대로 fast food를 먹지 않음(맥도날드 못 먹게 하는데 몇 달 걸렸음) 고기를 대단히 좋아하고 빨리 먹음(충분히 씹지 않음) 그러나 채소와 과일을 더욱 많이 먹음(처음엔 좋아하지 않았으나 식생활을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는 쪽으로도 유도) 지금은 상당히 좋아함. 식사할 때마다 꼭꼭 씹는 법을 가르치며(씹는 것을 잊어버려서 그냥 삼키게 됨), 습관적으로 과장함. 항상 이불 뒤집어 쓰고 잠잘 때 치아로 손톱을 깨물어서 자를 부분이 없음.

데니스 한_뷔뜨 쇼몽 수영장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001

수영장 풍경 ● 바캉스도 못 가는 여름, 데니스와 이모가 찾을 수 있는 곳은 수영장이다. 사방이 탁 트여 하늘도 볼 수 있고 잔디도 있는 수영장. 데니스와 이모는 교통은 불편해도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는 뷔뜨 쇼몽(Butte Chaumont) 근처에 있는 수영장을 찾아간다. 들고 간 타올을 깔고 옷 속에 미리 입고 간 수영복 차림으로 나무 그늘아래 숨는다. ● 데니tm는 물을 좋아한다. 깊고 커다란 목욕탕에 물을 철철 넘치도록 채우고 비누거품을 풀어 그 속에서 물장난하는 것이 데니스의 중요한 일과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순된 것은, 그가 수영을 못한다는 것이다. ● 그 큰 덩치가(83kg) 수영을 못하니 물 속에서 배를 받쳐주고 서 있어야 한다. 수영장의 많은 시선이 몰리는 것은 너그러이 수용하기로 한다하더라도 팔과 옆구리가 휠 듯한 고통을 지치도록 감내해야 하는 것은 절망스럽기까지 하다. 더 이상 버티기가 어려워 수영장 물에서 좀 나가려는 눈치가 보이면, 데니스는 그의 괴력적인 팔꿈치로 이모의 옆구리를 사정없이 쳐댄다. 마침 친구 한사람이 보다 못해 교대하고서야 이모는 위기를 피해 물 밖으로 도망친다. 이렇게 힘이 드는 수영장 가기를 데니스는 너무도 소원한다. ● 이모_ 데니야, 너 생각나? 뷔뜨 쇼몽 수영장? 데니스_ 생각나. 이모_ 까만 아이들 물장구치다가 이모한테 혼난 거랑. 사람들 썬텐하던 거 말이야. 데니스_ 알아. 이모_ 그걸 그려 보자. 데니스_ 나 그릴 줄 알아. 많이두 그렸어. 이모_ 이번에는 캔버스에 아크릴로 잘 그려 봐. 데니스_알았어. ● 데니스는 수영복 차림의 사람들을 일렬로 그리기 시작한다. 아마도 남자면 남자 모두, 여자면 여자 모두 똑같은 수영복을 입힐 것이 확실하다. ● 이모_ 데니야 수영복을 다 다르게 그려. 수영장에서 똑같은 수영복 입은 사람은 없어. 데니스_ 알았어. 이모_ 그때 까만 여자아이들 생각 안나니? 머리에 구슬을 많이 달고 참 예뻤지. 그 애들 생각나지? 데니스_ 생각나, 그릴 거야. 이모_ 그 여자들 거의 벗었지. 가슴도 내 놓고(유럽의 여름에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이 그림 가에 그 수영장에서 타올 깔고 누워서 썬텐하는 여자들 그리자. 데니스_ (어떻게 그릴 줄을 몰라한다.) 이모_ 너 마음대로 그려. 잘 안되면 마티스 책 보고 그려. 거기 벗은 여자 많잖아. 데니스_ (마티스 책을 여기 저기 펴 본다. 찾았나 보다. 그린다.) 이모_ 난 지금 해야 할 것이 많아서 네 그림 봐 줄 수 없으니까 네가 알아서 그려. 데니스_ 알았어. 내가 그릴께. ● 한참 후에 보니 수영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마티스의 댄스하는 여자들 그림을 그려 놓았다. ● 이모_ 데니야, 여자들이 수영장에서 썬텐하는 것이 아니라 발레를 하는가 보다. 데니스_ 내가 마티스 책 보고 그렸어. 이모_ 데니야, 수영장에서 누워서 썬텐하는 것 같은 그림을 찾아야지. 지울 수 없으니까 그냥 그리자. 더 재미있을지도 모르겠다. 까만색으로 선을 굵게 그려. 머리는 구슬 달아서 예쁘게 하고. 데니스_ 알았어. 이모_ 그러면 깔고 앉은 타올은 아모가 그려 줄게. 잘 봐 그렇게 큰 붓으로 한 번만 칠하 면 되는 거야. 쉽지? 이것은 네가 해 봐 데니스_ 알았어. 내가 할께... ■ 심현지

Vol.20020406a | 데니스 한展 / DENNIS HAN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