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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02_0326_화요일_05:00pm
토탈미술관 서울 종로구 평창동 465-3번지 Tel. +82.(0)2.379.3994
나는 김종학의 작업에 나타나는 아이러니를 좋아하지만, 이와 아울러 감정적 확신과 절박함의 느낌 역시 좋아한다. 김종학은 매우 진지한 표현주의적 회화를 만들어내면서도 바로 그 행위 속에서 회화를 문제시 한다. 전통적이거나 모더니스트한 회화개념을 정제해내는 회화를 지향하면서도 회화자체를 의문시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그의 주제는 '포도'나 성경에 나오는 '욕망의 상자'등 삶의 속담적 상징을 지닌 열매들과 같이 전통적인 것으로부터 일단 시작한다. 그러나 그는 언어와 서예적 행위 그리고 격자의 사용을 통해 그것을 단편적이고 개념화 된 방식으로 전환해 낸다. 그의 재료들은 이러한 변증법을 요약하고 있다. 작품 「생으로부터, 1996」에서 처럼 그는 전통적 재료인 종이 위에 그림을 시작한다. 그러나 그 다음 종이를 나무판 위에 볼트로 고정하는 매우 모던한 방식을 취한다.(이러한 나무 역시 전통적 재료이다) 이러한 상호간의 유희는 순전히 지적인 것만은 아니다. 즉 회화의 포스트모던한 유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로부터 사로잡힌 듯 도출되는 것과는 극적이고도 멜랑콜리하며, 놀라울 정도로 유혹적인 이미지다.
열매는 지나칠 정도로 무르익었고 금지된 열정으로 채워져 있다. 그 열매는 퇴폐적이고도 애타는 듯한 느낌을 여지없이 발산하고 있는데 운명적 느낌의 흑색과 감미로운 적색을 보라. 그것은 어떤 지속적 만족 없이 계속 소비되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하다. 김종학의 회화에는 탐욕적 격정이 있다. 포만감의 깊은 와중에는 독점적 욕망이라는 절망적 감각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평가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비틀어짐의 단편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하나의 감정적인 명확성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김종학은 상징주의자라고 볼 수 있다. 심지어 포스트모더니스트로서도 그는 동양과 서양의 예술개념을 그 차이의 감각을 보존하면서 화해시킨다. 예술이란 것은 관조적이면서도 생동력 있는 (또한 미학적이면서 새로운 젊음을 산출하는) 어떤 경험을 매개하고 자극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그의 동양적 감각이 표준화 되어버린 서구적 방식들에 대해 새로운 목표를 제시해 준다고 나는 생각해 본다. 김종학이 감정적 삶에 내포된 몇몇 사실들에 대해 지니고 있는 "종교적"존중심은 '형태를 위한 형태'라고 하는 서구적 이데올로기에 대해 새로운 젊음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 도날드 커스핏 Donald Kuspit
Vol.20020402a | 김종학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