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항상 현실 이면의 세계를 동경해 왔다. 그곳은 또한 누구도 본 적이 없는 곳이기에 시각적으로 상상하는 나의 표현욕구를 끊임없이 자극하는 곳이기도 하다. ● 현실 세계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그 무엇들에 대한 애정으로 나는 자살을 시도하는 자동인형, 하얀천으로 조각 조각 꿰매어진 소녀, 똑같은 물고기를 만나 자가진화를 시도하는 물고기등 그들의 형상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해왔다.
그러던 중 이러한 세계를 보다 완벽하게 구축하기 위함에서 영상매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공간과 그곳에서의 시간의 흐름, 갖가지 생물 혹은 무생물들의 움직임과 모습, 그 모두를 담을 수 있는 매체이기 때문이다.
첫 영상작업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티브로 진행되었다. 이 동화 속에 가득한 수많은 비밀의 공간과 해체된 시간의 이미지, 갖가지 등장인물들은 내 안에서 또 하나의 세계로 재창조되어 고스란히 영상안에서 재연되어진다. ● 영상은 잡을 수 없는 하나의 허상에 불과하다. 그러나 또한 그런 면에서 보이지 않는 세계를 꿈꾸는 나의 작업과도 일맥상통하게 된다. ● 앞으로도 나는 누구도 본적이 없는 것들을 형상화하며 꿈꾸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을것이다. ■ 김혜정
Vol.20020201a | 김혜정展 / 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