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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동진의 작업과 관련하여 생태계를 환기시키는 요인으로서 주목할 부분은 거북의 형상과 그 복제물들이다. 파충류 중에 가장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으며 늪과 육지에서 생활하는 양성적 동물로서 거북은 동물생태학 연구의 단골 손님으로 다루어져 왔다. 특히 바다거북은 해변에 150-200개의 알을 낳는데 새끼거북의 부화와 생존현상은 자연계의 생산과 소비의 사슬에 관한 관계를 설명하는 훌륭한 자료가 되기도 한다. 주동진의 작업에 초대된 거북은 이러한 자연의 법칙을 뒤로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가 문제시하고 있는 부분은 그 껍질과 복제에 의한 재현에 있다 하겠다. 복제되어 작품으로 제시된 거북의 껍질은 영겁의 세월을 거치면서 만들어진 세월의 흔적을 품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생태학적 재해의 상징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거기에는 곤충이나 동물이 펼쳐 가는 군생(群生)의 사회적 현상에 대한 설명이 결여되어 있으나 분절되거나 반복적으로 찍혀진 하나의 거북에 대한 탐색은 제삼의 영역으로 보는 이들의 의식을 안내하고 있다.
주동진이 선택한 자연물로서 거북의 형태는 결국 복제 기술과 연계됨으로서 현대의 위기 상황과 관련을 갖게 된다. 사실 그가 제시하려는 것은 인간과 그를 둘러싼 외계 즉 환경과의 관계로 귀속된다. 청동, 알루미늄, 철, 스테인레스, FRP 등의 재료로 성형된 사물과 인물들은 오늘날 진행되고 있는 유전공학의 과제를 대변하며 현대과학의 화두와 불가분의 관계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돋보인다. ■ 김영호·2001년 주동진전 서문 발췌
Vol.20020122a | 주동진展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