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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철은 작품의 주제를 「구원」에서 「생존」으로 바꾸어 왔다. 물론, 인간구원이요 인간생존이다. 구원은 영혼의 문제라면, 생존은 육체의 문제다. 작가는 「구원」시리즈에서 현대인에게 진정한 영혼이란 무엇인가를 암시하고자 했다면 「생존」시리즈에서는 현대인의 생존상을 반성하게 한 것이라고 본다. 「구원」시리즈엔 인체 머리 부분이 없고, 「생존」시리즈에는 눈의 형상화에 악센트를 두었다면 두 번째의 「생존」시리즈에선 얼굴의 표정을 범벅으로 만들어 버린 것에 악센트를 두었다.
정영철이 같은 「생존」시리즈에서 이렇듯 인체의 부분을 달리하면서 악센트를 부여해 온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여기서도 한자리 작품행위에 안주하지 않는 작가의 정열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현대인의 생존에 대한 작가의 치열한 천착, 탐구를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리하여 작품 감상자로서는 저 눈의 시점, 저 얼굴의 범벅, 그리고 이번 손, 발의 꾸밈에서 인간 생존의 의의 같은 것을 돌이켜 볼 수 있게 한다...
「생존」시리즈의 작품 앞에서 나는 내 나름대로 지껄여 본다. ● 내 손과 발에 망설임이 없게 해다오. 바른 방향으로의 손놀림과 발걸음을 갖게 해다오. 괴롭고 지치지 않는 힘, 힘을 다오. ● 내가 주변머리 없이 이 글을 쓰는 것은 그동안 작가의 인간성과 작가정신에 큰 매력을 느껴왔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의 치열한 인간탐구가 빚어낸 작품들에서 내 나름의 시적 정취와 삶을 위한 반성의 실마리를 얻어 가져온데 대한 보답의 기회라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감상자의 양해를 바란다. ■ 최승범
Vol.20011217a | 정영철 조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