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도 달이 밝았더라

극단 '우리들' 無言 짬뽕 신파극 비정기 공연展   2001_1208 ▶ 2001_1218

'그날 밤도 달이 밝았더라' 참여작가들의 대담 장면 2001

원제_내 안에 여흥을 즐기며.... 대본_대본내용 全文 등장인물_chao·조은영_데릴라·정하_미미·이미영_변사·b*ra*ni 수라니

책임기획_최수란

아츠윌 갤러리 서울 종로구 관훈동 55-1번지 3층 Tel. 02_735_5135

001 ● 변사 _ (관객들 앞의 변사 지정석에 서서 ) 금년 2001년은 21세기 새해 년 1년으로서 소위 애술(愛術)한다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장터에서는 그래도, 복숭아빛 홍조를 띄고 슬 금슬금 장터로 나오는 뭇 선남선녀들이 활개를 친지 어언 5년여 가까이 되는 해라 ....이 아리송 다리송 근거를 알 수 없는 데이터는 그냥 어느 객의 주정으로 넘기시고...... 한마디로 더 이상 별 이렇다 할 말이 없는 해로세....(팔을 한번 휘젖는다) ● 무릇 장이라 하면 3일장, 7일장, 10장, 100일장,.... 수도 없이 많은 장들이 서고 사라지고 하건 만은 그 장터들 많을수록 다양한 볼거리, 입을 거리, 먹을거리들로 가득차고 여러 고을 남녀노소 함께 모여 정을 나누고 즐겼다 하니, 백성들 모이는 곳에 얘깃거리 끊일 날 없고 나라 걱정하는 사람, 농사 걱정하는 사람, 불평불만 거지들까지 모여서 오늘 장, 내일 장, 장날 설계에 여념이 없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따... ● 어디 그뿐이더냐... 앞 고을 총각들과 이 고을 저 고을 아가씨들 장날만큼은 신기하고 진기한 구경꺼리에 넋이 나갔고 서로 눈맞아 백년 가약을 맺는가 하면 또 어떤 년놈들은 싸워 온 장터를 뒤집기도 하였지만 더 많은 재밌는 장이 열리길 기원하고 장날 되기를 손꼽아 기다리기는 다 매 한가지라는 것이었따....(숨 한번 쉬고 주위를 근엄하게 둘러본다) ● (자못 심각한 어투로) 자고로 나라가 어려워 백성들이 굶주리고 조정 대신들과 지방 말단 관리들까지 온갖 부패와 암투가 성행할 세 홍길동 같은 이 찾을 길 없고 힘든 백성들의 한숨이 땅이 꺼질 듯 할 때라도 그들의 장터만큼은 잠시 고통을 잊고 풍악을 즐기고 거둔걸 서로 나누며 풍년을 기약하고 밝은 나라의 미래를 위한 젊은이를 양성하는 토양이 되는 것이었따...(신파조로) ● 거두절미하고 .... 오늘 우리의 주인공 데릴라, 미미, 차오는 온 고을이 다 이뻐하는 효성스런 마음씨를 가졌는지라 항상 몸가짐을 바로 하고 정신을 연마하여 힘들어도 굳건히 자기 소신을 지켜왔다 하는데 세상 풍파의 모진 고문에도 스스로 없음을 탓 하지 않고, 선배 심청처럼 부모를 효도로 곤경하고 함께 있음을 기쁨으로 알았다 하니 이 어찌 기특하지 않으리요...

002 ● 변사 _ 자...이 자리에 오신 신사 숙녀여러분.... 오늘부터 열릴 10일장에서 이 세명의 주인공들은 첨으로 서로 만나 감질맛 나는 수다로 서로의 효심을 겨루고 휘영청 밝은 달밤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하니 어디 우리 가서 그들의 얘기나 좀 엿들어 볼까나..... (변사 배우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어그적 어그적 걸어간다....) 003 ● (데릴라 , 미미, 차오 '앗 위를' 장터에 퍼질러 앉아 쑥덕쑥덕 거리고 있다) (주변에 달빛 조명 휘영청...). 변사 _ (정색을 하며, 능청스럽게) 아니, 다 큰 여인네들이 이 늦은 시간까지 뭣들 하고 계시오? (두리번거리다 뭘 발견한 듯, 효심을 가득 기록한 책 발견... ) 아니...이것은 그대 들의 효심어록!!! 내 익히 그대들 효심이 지극함을 여러 고을 떠돌며 건너 들었으나 오늘에야 그 어록을 보게 됨이라 감개가 무량하구려.... (감동 받은 표정) 그대들, 어찌 이리 효심이 지극한지 어디 그 비결을 한사람, 한사람 얘기 좀 해보오..... ● 미미 _ (수줍은 듯한 표정으로) 소녀에게 있어 효심은 농사꾼들이 일하면서 흘리는 땀과 같은 것이옵니다. 소녀의 몸을 통해 분비되는 일종의 배설물(약간 얼굴을 붉힐 것), 소녀에게 있어 효심은 그런 것이옵니다. 변사 _ (머리를 긁으며) 너무 난해하오이다.... 좀 더 설명해 주시지요.... 미미 _ (약간 웃으며) 굳이 이유를 들라시면, 손가락을 움직여 무언가를 잡을 수 있게 되면 서부터 아주 자연스럽게 시작된 일이온데, 소녀에게 왜 부모를 효도로 공경하느냐고 물으시면, 그건 왜 숨을 쉬고 있느냐고 묻는 것과 다를 바 없사옵니다. 너무 거창한지요? ● 하지만 효심은 숨을 쉬는 것과 다를 바 없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상이고 그리하여 소녀의 효심어록은 땀과 같사옵고 비록 소녀의 손을 떠나 장터에 있을 때도 소녀는 그것과 분리되어 생각할 수가 없사옵니다. 소녀의 현 모습은 그 안에 사진처럼 각인 되어 영원성을 부여받아 존재하게 되옵니다..... 효심을 기르며 빚어진 소녀의 경험과 감수성은 소녀를 예민하게 하고 솔직하게 하며 주변의 속세의 부귀와 유혹들로부터 저의 세계를 지켜줍니다... ● 즉 효심은 제 의지와는 또 다르게 저를 끌어주고 잡아당기는 남성의 매력 같은 것이옵니다...아이...(부끄러운 듯 손을 들어 변사를 꼬집는다...) ● 004 ● 변사 _ (약간 상기된 얼굴로, 아픈 표시 내지 말고 ) 험험 ... 요즘 같은 난세에 진실로 효심을 그리 몸에 자연스레 베이게 하기는 싶지 않소이다.... 참으로 놀랍구료....또 다른 분 들은 어떠시오??? 차오 _ (당찬 어조와 표정으로) 소녀는 지금껏 몇 해 동안 풀풀 나는 먼지 속에서 농사를 짓고 찬물에 빨래하고 밥을 짓고 부모를 사랑으로 모시고 있다우....얼마 전 마을 어귀에 붙어있었던 '빨래터 급사' 이라고 하는 그 놈시를 전 아주 자주 접하고 있다 우... ● 비록 이렇게 일이 많은 속에서 하루를 멀다하고 밤을 새고 꾀죄죄한 모습으로 시집가기를 포기하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긴 하옵니다만 소녀는 그런 모습으로 효심을 기를 때가 참으로 기쁘고 그 속에서 고민할 때가 가장 즐겁다고 생각한다우..... 한동안 앓아 누워 부모님의 간호를 받아야 했던 두 달은 미쳐버릴 것만 같은 시간들 이었소... 단 하루도 빠짐없이 부모님 밥상을 고민하고 잠자리가 불편치 않으실까..... 노심초사, 소녀의 병은 나을 기색이 없었소이다...하지만 비록 육신은 고달퍼도 효심 속에서 지내는 소녀의 하루는 본능적인 희열과 포만감으로 가득차 있다우......(미소를 머금으며) ● 005 ● 변사 _ (기다렸다는 듯이) 아...이들의 효심은 가히 하늘을 찌르는구나....자 이제 거기 달빛을 즐기고 있는 데릴라 말해 보오.... 데릴라 _(눈을 부릅뜨고 비장한 표정으로) 효심은 소녀에게 있어 스스로의 마음을 다듬고 안정시킬 수 있는 일종의 치유이자 희망이옵니다. ● 효심은 소녀의 몸과 마음을 건강한 영혼으로 채워가며 적절한 균형을 잡고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근사한 연결고리인 셈이옵고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인 조건들처럼 매우 중요한 것이온데 굳이 효녀라고 추앙 받고 소녀의 효심어록이 알려지는 것보다도 끊임없이 부모를 모시고 공경하는 과정이 소녀에겐 기쁨이옵니다....

006 ● 변사 _ (독백형식으로) 아...이들에게 있어 효심이란 스스로에게 만큼은 순수한 것임에 틀림 없음이라....그럼 이제 효심 어록에 무엇이 적혀 있나 좀 볼까나...(효심어록을 펴들고 읽는 척 하며 눈치를 본다...) 차오 _ 저의 효심어록에 있는 내용이란 것은 저의 효행을 기록하기보다는 부모 공경을 게을리 하는 여러 경우를 밝혀 놓았다우.... 그런 불경스런 행동을 소녀가 하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의 마음으로, 좋게 말한다면 소녀들이 우연히 저지를지도 모를 불효 의 내용들을 채록해놓음으로써 이를 경계코자 함입니다...감히 안티 효심어록을 만들어 효심을 일깨우려는 생각이지요....(얼굴을 붉히면서 부르르 떠는 듯한 제스추어 ) 데릴라 _ 소녀의 효심어록에는 대부분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온갖 효행에 대한 망상과 가슴에서 터지는 불효에 대한 분노와 울분의 표현이 적혀있사옵니다. ● 하지만 그것을 소녀만의 특별한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사옵고, 다른 어록과의 차이는 단지 강도와 방식이 다를 뿐이라고 사려되옵니다.... ●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나 감정으로 풀어내는 효심어록이지만 그것을 접하게 되는 백성들이 자신도 모르게 갖고 있는 속내로 인해 강한 끌림을 느끼게 되길 바라옵니다...(주먹을 쥐고 있다) 미미 _ (약간 슬픈듯한 표정으로) 저의 효심어록은 저를 위로해주옵니다. 효심어록에 저의 모든 효행을 기록하여 이를 되새김으로써 소녀의 맘은 편안해지는 것이옵지요..... 오호호...(극도의 가식적인 웃음소리...) ● 007 ● 변사 _ (약간 졸린 것을 참으며 그러나 효심어록의 내용들에 상당히 감동을 받은 표정으로) 모두들 매우 진지하오이다.....요즘 같은 난세에도 이리 진지한 처녀들이 있음은 참으 로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소...(갑자기 표정을 바꾸며) 그러나 금강산도 식후경...모두들 배는 고프지 않으시오? (두리번두리번 거릴것) (다들 심각한 표정은 온데 간데 없고 무대 밖으로 우르르 몰려나간다.....) ● 008 ● (달빛이 기우는 동안, 변사 나가던 무리에서 탈피하여 다시 관객들 앞에 선다) 변사 _ (감정을 극도로 잡아서) 아....이일을 어찌하면 좋단 말이더냐... 이들의 효심에 대한 순수한 집념은 온 고을을 울리고도 남음이로세... 그러나 오늘의 시대에 효심에 대한 생각들은 예전과 같지 않음이라.... 시대마다 고을마다 효심어록은 다시 쓰여지고 사라지고 하겠으나 오늘 여기 모인 신사 숙녀 여러분들은 효심의 중요성을 어케 생각하시는지..... ● 결국 우리들은 같은 장터에서 소일했던 동시대 수다쟁이 아니더냐..... 역시 장터에는 또 다른 장이 열리고 그 많은 서고 지는 장들이 바로 장의 생명인 것 이었던 것이었따.... (팔을 들어올리며) 아~~~~결국 날개를 달고 달려가는 우리의 수다가 무엇이 되어 메아리칠지...(반드시 극도의 신파조 어조로) 그리고 그들의 효심을 효심으로서 받아드릴 수 있는 태평성대가 오길 기원하세.... 그러나 그것도 별로 상관없는 일이로세.....장터는 그런 매력 아니더냐... 그리고 이 신 파극도.....

부록·똥!아~전과 ● 그날 밤도 달이 밝았더라... 대본풀이내용(마포 학원가 명강의 선생님 강의내용) (선생님 주의말씀!! 절대로 이 풀이를 먼저 읽지 말 것!!) 충분히 읽고 해석한 다음 마지막으로 참고로 볼 것...그래야 실력(?)이 늘 것임!! ● 1)내용정리 _ ① 길찾기 - 이글은 전반적으로 상징, 은유, 암시등의 기법을 쓰고 있다...(설마...) ② 데릴라: 이정하의 분신, 미미: 이미영의 분신, 차오: 조은영의 분신, 변사: 부라니 최수란의 분신 (논점: 왜 분신이라고 표현하는지를 찾아볼 것!) ③ 대본에 나오는 '효심어록'이 실제로 상징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 분신들인 것인데 효심어 록의 결정체가 10일장에 재현된 것이 바로 분신들인 것이다. ④ 대본에 쓰여있는 장터와 효심, 효심어록, 달빛 , 짬뽕, 신파 등등 그 외 많은 단어들은 다 상징과 은유법을 적용하고 있다 . (선생님 주의말씀!! 평소에 상징과 은유법에 대해서 공부 많이 해 놓을 것!!...밑줄 쭉...) ※답은 시간관계상 각자 추측하고 선생님의 정답이 필요한 사람들은 개별적으로 오도록... ⑤ 이 대본은 해석의 난잡함과 형식적인 면에서 현대극에 밀리는 창극, 신파극의 짬뽕극의 형태라 기출문제에는 거의 나올 확률이 없지만 가끔씩 지문이 나와 다른 현대극과 비교되는 내용으로 출제되니 상위권학생들은 반드시 체크하고 넘어가도록.... ● 2)문법정리 _ 이 대본의 문법적 특징은 주어 서술어의 관계를 완벽하게 일치시키지 않는 것에 있다. 단지 시제와 복수단수 일치의 원칙만 따르고 있으니 문법적 오류를 체크하면서 읽어보고 왜 작가가 문법적 오류를 범하고 있는지를 맞추면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을 수 있다... ※기출문제집는 따로 사야되고 답지는 문제 풀이반에서 나눠주겠음... ● 수업 청강한 학생의 후기 _ 마포학원가와 명강의 선생님은 한때 날렸던 명성에도 불구하고 입시제도 변화에 적응 하지 못하고, 천편일률적인 해설방식과 문제찍어 암기하여 외우기식의 공부방식으로 결국 문을 닫았다 한다. 믿거나 말거나.... ■ 극단 우리들

Vol.20011215a | 그날 밤도 달이 밝았더라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