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1_1201_토요일_05:00pm
참여작가 김기라_김시하_김선아_박소영_백승은_서기오_윤돈휘 윤진숙_이지원_장성아_정훈_진택근_창파_최윤하_황명주
계원조형대학교 조형관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 산125번지 Tel. 031_420_1860
각 세대는 자신들에게 고유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것은 어느 시대, 어느 문화에서나 마찬가지다. 자신의 시간으로 금긋지 못하는 젊은 세대는 항상 그 이전 세대들에게 빚을 지거나 아류로서 혹은 연장으로서 해석되게 마련이다. 역사, 현실 혹은 미학적 질이라는 이름 하에. 이것은 세대간 대립 혹은 협상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을 점유하는 '바로 그' 세대의 예술적 실존의 문제다. 어느 세대고 주어진 시간이 있게 마련이다. 그 시간은 곧 다음 세대로 옮겨가기 때문에 그 시간을 그대로 흘려보낼 수는 없다. 각 시대는 그 시대 마다 '이것은 미술이 아니다'라는 기준을 갖고 있으며, 비평가들은 그걸 가지고 끔찍하다는 듯이 비명을 질러대며 예술가들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한다. 따라서 예술가들은 이미 끔찍히 고통을 당하고 있다. 미술을 실천하는 예술가만이 미술이 무엇인지 정의할 수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세대를 규정짓기 위해서가 아니라 결국 각자인 예술가들이 스스로 자신의 의지대로 창작하고 최선의 결실을 거두기 위해 중요한, 그러면서도 대체로 타성에 빠져들기 쉬운 지점을 돌파하는 방법, 규칙, 프로그램을 실험하는 문제다.
계원조형예술대학의 특별과정은 현단계 창작에 수반되는 창의적, 비평적 조건들이 무엇인지 확인하려는 목적에서 출발했다. 이것은 대학원 정규교육과정과 무관한, 실질적인 창작 실기 연구 및 세미나 과정이다. 이 과정에 참여한 이들은 이미 대학 및 대학원 교육과정을 겪은 젊은 신예들로서, 이들의 참여동기는 공통적으로 새로운 출항이었다. 치열한 질문, 많은 독서와 토론, 작품제작과 비평으로 일년이 지나갔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교육적, 풍토적 배경을 문제삼던 자에게는 독립적 전망과 대담함을, 치밀하지 못한 논거들로 자신을 부풀리며 작업을 거품으로 만들어 가려는 자에게는 보다 장기적 창작의 전망을 위한 입장과 소양을 구하였다. 어떤 작가는 서울에서, 또 어떤 작가는 부산, 구미, 광주, 전주 등에서 참가했다. 김범, 박이소, 이수경, 유진상, 서현석, 이상윤, 이영철 등이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이정우,김재인, 박해천, 한명오, 엘로디(Elodie De Millo,프랑스 작가), 김홍희, 김찬동, 레이먼드 한(Raymond Hann)등이 특강을 했다. 또한 다수의 외국학교 및 작가들(Fantasia전 참여 작가들)과의 교류도 있었다.
이 젊은이들은 무엇을 보고 겪었을까? 과연 전과 다른 어떤 것이 그들에게 주어졌을까? 이들이 전시를 할 때, 어떤 점이 그들에게 새로운 문제로서, 창작의 조건으로서 고려되었을까? 과장되고 거품으로 가득 찬 시각적 과시가 아닌, 반대로 기성세대의 관점으로의 무책임한 동화가 아닌, 자신의 관점으로 창작의 삶을 살아가기 위한 기본적 근거들을 이들은 이제 어디에서 마련하고자 하는가? 그리고 감수성과 비평적 구조를 얼마만큼 화해시키면서 자신만의 작업을 구현해 내는가? 이들이 진행하고 있는 실험은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오늘날의 모든 젊은 작가들이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작은 대안적 모색이었다. ● 이 전시 프로젝트는 슬로건이나 선언 대신 입장을 표명한다. 미술을 방법적으로 사고하며, 구체적으로, 그러나 자신의 고유한 관점을 가지고 해내겠다고 하는 입장이 그것이다. 격렬했던 고민과 실험, 분투의 일년을 마무리하면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젊은 작가들이 자신들의 입장 변화를 담은 작품들을 제시한다. 많은 이들이 따뜻한 애정으로 그들을 지켜봐주기를 기대한다. ■ 유진상
Vol.20011204a | 예술가들은 이미 끔찍히 고통을 당하고 있다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