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전시는 제주도 세종갤러리와 제주아트갤러리 행사에 이어 도외전으로 마련된 것입니다.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안혜경의 소통을 위한 전시 홈페이지로 갑니다.
참여작가 강요배_고길천_김세진_윤동천_임영길_임옥상_정상곤_정원철_홍진숙_임정희
서호미술관 경기도 남양주 화도읍 금난리 571-8번지 Tel. 031_592_1864
미술이란 작가의 삶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목소리이며, 그것이 개인적인 정서의 체험이든 아니면 사회현실에 대한 문제의 고발이든 인간 존재 자체의 의미에 관한 근본적인 물음이다. 인류문명이 고도화 됨에 따라서 현재와 미래의 삶이 과거와 비교하여 보다 나은 삶을 보장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인류 문명이 고도화 되면서 그 피해가 고스란히 지구의 모든 생명체에 돌아가고 있다. 30년 내에 지구의 절반 정도가 사라질 것이라고 과학자들이 말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가만히 우리의 삶의 공간을 포기하여야 할 것인가? ● 지구 생명체의 모태이며 온갖 생물체들의 서식처인 습지는 자연 생태계중 생물생산력이 가장 크고 오염의 정화능력도 커서 그 가치와 중요성이 세계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천연 자연의 모습이 잘 보존되어 있고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제주가 요즘 개발이라는 인간의 요구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제주의 습지는 하천, 하천과 바다가 만나는 어귀, 마을의 못, 오름의 분화구 등에 분포되어 있으며 이 곳은 제주 자연환경의 연속적인 변천과정을 기록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생태환경적인 중요성 이외에도 제주의 습지는 제주에 전해져 내려오는 여러 가지 전설과 연관하여 많은 이야기들이 숨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오름과 함께 분포되어 있는 습지는 문명의 흔적을 쉽게 찾기 힘든 태고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다.
미술의 태생은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맞서거나 통제할 수 없는 자연의 힘을 조절해보고자 하는 염원'에서 출발하였다. 이러한 미술의 태생적인 성격은 인간의 삶과 다양한 생물들과의 공존의 공간을 지키고 보존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습지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유도한다. 이러한 작가적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작가들을 통하여 관광지로 알려진 제주도에서 통념적으로 바라보기 쉬운 자연을, 특히 생명의 모태로서 습지를 생명의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철학적, 생태학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거기에서 얻는 자연의 모습을 미술작품으로 모색하도록 하는 전시는 앞으로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연과 공간에 대한 필연적인 대답인 것이다. 이러한 전시는 이제 시각 이미지가 언어보다 문화의 중심이 되고 있는 현실적인 자각에 대한 부응이 될 수 있으며 여기에서 보여지는 작품들을 통하여 자연과 인간이 서로 공존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필연적인 운명을 다 함께 공감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아주 드물게 몇몇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제주는 인간존재 자체에 대한 시대적인 물음을 던지는 전시를 접하는데 있어서 한계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는 어떻게 새로운 눈으로 자연을 바라볼 수 있는지에 대하여 지역 미술이 새롭게 개척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전시준비를 위한 '작가와 일반인이 함께하는 습지답사과정'은 방문지의 자연과 문화에 대한 사랑을 담을 수 있는 생태관광여행의 길을 열어가는 조그만 디딤돌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전시기획을 위한 사전조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반관람객들은 작가들의 경험과 자신들의 경험이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는지 느끼기를 원하였고 어떻게 작가의 경험이 작품으로 창작되는지 알고자 하였다. 이러한 전시관련프로그램들을 통하여 미술과 관람객간의 소통에도 많은 도움일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안혜경
Vol.20011029a | 목긴청개구리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