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1_0912_수요일_05:00pm
열린미술마당 올 서울 종로구 안국동 1번지 2층 Tel. 02_720_0054
"지붕 꼭대기를 타고 도망쳤소 / 벽을 뚫으려고 애쓸 필요도 없어요. / 왜냐하면 벽 저 쪽에 또 다른 벽이 있거든요.항상 감옥이 있단 말입니다. / 태양을 향한 지붕들을 통해 도망가야 하지요. / 태양과 대재 사이에는 결코 벽을 세울 수 없으니까요." -로베르토 주코
영원히 닫혀진 방에서 시기, 질투, 공포, 경계, 강박증으로 부대끼며 죽지도 않고 산다고 가정해 본다면, 그 속에서 무수한 감정들이 일상과 더불어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며 그 찰라의 순간은 곧 과거로 또 그 과거들이 켜켜이 쌓여 보상받지 못하는 미래로 이어질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수반되는 두렵고 낯선 어둠, 혹은 세계는 인간 육신의 주변에 둘러 쌓이는 끔직한 불안, 절망, 한숨 ,좌절 들고 함께 벽과 계단과 그 한정된 공간 속으로 혼돈스럽게 전이될 것이다. 순간순간 정서적 황폐함이 전제된 획일적이고 규칙적인 공간과 질서 그리고 사물을 적응하고 긍정하려하나 그 세계 속에 잠재된 움직일 수 없는 규율과 법칙들을 발견하곤 다시 움츠러드는 나를 발견한다. 삶의 조건을 극복한 뒤에도 늘 찾아오는 허망함, 존재의 무력함, 출구는 나오지만 또 다른 공간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계단 속에서 진행되는 영원한 현재... ● 나는 이 작업을 통해서 특별히 공간을 탈출하여 무언가 대안적 마무리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나 과거가 되어버린 현재의 혼란스런 반복들을, 틀 속에 갖힌 상실과 정신의 갈증과 황량함을 기억의 공간 속에 담고 싶을 뿐이다. ■ 이명아
Vol.20010907a | 이명아展 / LEEMYOUNGA / 李明娥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