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_디지털 시대의 컬러 사진의 개념 변화 2001_0707_토요일_03:00pm_하우아트갤러리
참여작가 1부 / 김우영_김요한_김장섭_이주한_조남붕 2부 / 강영길_박경택_이종화_전은선_한성수
하우아트갤러리(폐관)
사진의 전체 역사에서 색의 개념이 크게 변화했던 시기는 1920년대와 1970년대 그리고 1990년대이다. 1920년대는 코닥크롬(Kodachrome) 필름이 시장화되어 컬러에 대한 보편적 인식을 심어준 시기였다. 20세기 컬러사진의 대명사로 자리했던 코닥크롬은 이후 많은 사진가들을 대자연 속으로 빠져들게 했으며, 실재 자연보다 더 풍부하고 원색적인 색을 표현한다고하여 필름의 제왕으로까지 불리우면서 오랫동안 사진가들로부터 사랑받았다. 세계 최고의 필름이라고 불렸던 "코닥크롬25"가 최근 영원히 생산 중단된 것은 아날로그 컬러시대의 종말을 예고하는 것 같아 아쉽다.
70년대의 컬러사진은 예술사진에 컬러의 중요성을 일깨운 시기였다. 신문, 방송, 잡지는 물론이고 전세계적으로 흑백사진에서 컬러사진으로 넘어온 시점이었다. 이때 비로소 그 동안 공정이 까다로워 컬러현상과 인화가 쉽지 않았던 것들이 개인이 컨트롤할 수 있을 정도로 현상과 인화공정이 컴펙트한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마침내 자가현상이 가능해지자 사진가들은 그때부터 자신만의 고유한 컬러의 세계를 추구하기 시작했는데 가장 사랑받은 필름이 엑타컬러(Ektacolor)였다. 사진가들은 자신의 색을 찾아서 도시로, 교외로, 혹은 공장지대로 떠났다. 그곳은 더 이상 자연이 만들어낸 자연의 컬러가 있는 곳이 아니라 인간들이 만든 인공적인 컬러로 넘쳐난 곳이었다. 급격한 경제발전과 산업화 과정에서 쏟아진 무수한 인공생산품들은 화학도료로 옷을 입고 강력한 시대의 색을 드러내고 있었는데, 이때 비로소 사진가들은 컬러에 대해 새로운 생각들을 갖게 되었다. ● 90년대의 컬러사진은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의해 새롭게 컬러의 개념이 변한 시기였다. 가상공간에서 오로지 컴퓨터의 프로그램된, 픽셀과 특수 처리된 잉크에 의해 창조된 컬러사진이었다. 아름다운 자연의 색도, 아날로그 필름의 뛰어난 유제층도 아닌, 그리고 사진가들이 포착한 개성 있는 인공의 색들도 아닌, 이 모든 것들을 하루아침에 무용(無用)하게 만든 컬러의 세계였다. 컴퓨터가 마음대로 색을 더하고 빼고, 실재와 다른 색을 만들어 내고, 상상도 못할 색이 부분과 전체에 덧칠하는 디지털 컬러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컬러사진은 더 이상 전통적이고 정통적인 스탠더드를 갖지 못하게 되었다.
퍼스널 컬러전은 급격히 컬러 개념이 변하고 있는 오늘날 과연 사진에 있어 컬러 컨셉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려는 전시이다. 이미 디지털 프로세스는 안방까지 들어왔고, 디지털 프린트는 색에 대한 스탠더드(standard)를 변화시키고 있다. 예전처럼 필름과 인화지의 유제층에 의존하지도 않으며, 자연과 인공적 대상물에 빠져들지도 않는다. 이제 상당수가 컴퓨터 모니터를 보고 내장된 프로그램에 따라 색을 바꿔치기를 하거나 자유자재로 색의 픽토리얼리즘과 만나고 있다. ● 퍼스널 컬러전은 시대의 대세인 디지털 프로세스를, 디지털 프린트를 부정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사진의 있어 컬러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새로운 시대일수록 사진의 본질적인 면을 찾자는 것이다. 전시에 초대된 10명의 작가들은 지금까지 개성적인 컬러의 세계를 펼쳤던 사람들이다. 이들은 코닥크롬, 엑타크롬, 후지크롬, 엑타컬러, 코닥컬러, 후지컬러 등 이 시대의 아날로그 필름들을 사용하면서 랩(lab)에서 혹은 자신의 암실에서 Cibachrome Print, R-print, C-print 페이퍼로 프린트된 아날로그 사진들이다. ● 참여 작가들은 대상이 가지고 있는 인공적인 컬러는 물론이고 그것들과 함께 한 자연적인 컬러도 같은 무게로 중요시하고 있다. 색은 그 자체만으로도 언어라는 이야기처럼 컬러를 통해서 삶을 이야기하고, 컬러를 통해서 시대를 보는 이들의 작품에서 아직도 숨쉬는 따뜻하고 풍부한 전통적이고 정통적인 컬러사진의 참 맛을 느꼈으면 한다. ■ 진동선
Vol.20010708a | 퍼스널 컬러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