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동물의 탄생

한국독립애니메이션 특별展   2001_0420 ▶ 2001_0422

문제대_아름다운 시절_점토 애니메이션_00:06:40_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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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선재센터 서울 종로구 소격동 144-2번지 Tel. 02_334_3166 / 한국독립영화협회

백화만발한 4월의 '독립영화, 관객을 만나다'는 "한국 독립애니메이션 특별전"입니다. 지난 세기말, 우리가 90년대라고 부르는 시절의 초두쯤 본격적으로 개시되어 현재까지 이 땅에서 시도되고 있는 일련의 독립적인 애니메이션 작업의 지층대를 살펴보고, 아울러 이후의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가 밟아 나갈 어느 지평을 모색하는 작은 계기의 마련을 위한 행사입니다. ● 2001년 봄, 우리는 애니메이션의 '독립'을 다시 한번 되뇌어보고자 합니다. 오롯이 산업적 기준으로만 수십년을 유지해오던 나라에서, 하나의 고유한 예술형식으로서 애니메이션에 대한 새로운 미학과 새로운 관점의 발견으로부터 '독립애니메이션'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상기하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여하한 주류적·제도적 논리 이전에 꾸준한 자기 미학과 열정으로 애니메이션이란 화두를 붙들고 스스로의 내부적 창조성을 확장해나가려 노력하는 작업인들의 성과를 확인하며, 지난 몇 년간 현란하다 못해 어쩌면 '광폭하게' 변화하는 한국의 애니메이션 상황 하에서 다시 한번 점검하고 다시 한번 되짚어야 할 지점들에 대하여 다 함께 숙고할 수 있게 되기를 우리는 바랍니다.

홍성담_탈옥_2D 애니메이션_00:04:10_1999

90년대 애니메이션의 어느 전조(前兆)를 암시한 이용배의 「빌보드 사인」, 「덤불 속의 재」로서 선 굵은 독자적 작품세계를 과시한 바 있던 이성강의 「넋」, 사회성 짙은 주제의식으로 한국 애니메이션의 또 다른 시선을 보여준 전승일의 「내일인간」과, 퓨쳐아트, 애니멀, 마루 등 90년대 초중반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는 개인 및 단체들의 초기작들을 통해, 우리는 이 땅에서 처음으로 '매체'로서의 애니메이션이 지니는 의미에 대해 생각하고 기도되었던 고민과 열정의 흔적들을 발견합니다. 여기에 제1회 전주 국제영화제 상영작인 신영아의 「가면」, 올해 안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발 본선 진출작인 전하목의 「Auto」와 김혁범 외 3인의 「O'clock」을 비롯한 일군의 작품들은 2D와 3D, 오브제와 드로잉 등 내용과 형식에서 훨씬 풍요롭고 다양해진 한국 독립애니메이션의 단면들이며, 아울러 '특별 초청작'으로 상영될 화가 홍성담의 비디오 작업물 「천인」과 「탈옥」은 90년대 미술운동 영역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새로운 시도들을 관통하며 비롯된 또 다른 예로서, 우리가 얘기하는 '독립애니메이션'이라는 용어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제공하는 귀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곽은숙_나혜석괴담_필름에 에칭_00:03:22_2001

지금으로부터 얼추 십 년 전쯤, 한국에선 새로운 생물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어디로 갈지, 혹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 아직은 아무도 알지 못하지만, 어쨌건 비로소 중추신경계를 지닌 동물이 바닷속을 유영하며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저 오르도비스기에 출현한 물고기가 데본기에 이르러 뭍으로 기어나왔듯, 이제 새로이 생겨난 동물들 또한, 그들이 가 닿을 처녀지를 향하여 오늘도 열심히 지느러미를 저어야 할 터입니다. "4월은 갈아엎는 달"이라던 시인도 있었지만, 이번만큼은, 차라리 이렇게 얘기하고자 합니다. "4월은 진화하는 달"이라고. ■ 한국독립영화협회

Vol.20010421a | 한국독립애니메이션 특별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