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화원

이종애 이야기 미술展   2001_0328 ▶ 2001_0409

이종애_꽃이라 부른다/손들어 꽃을 보라_270개 아크릴 원통, 라텍스 장갑, 비닐 등_2001

이종애 이야기 미술展은 http://www.channelin.com 의 ch.0321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미술회관 서울 종로구 동숭동 1-130번지 제1전시실 Tel. 02_760_4500

「꽃이라 부른다」비밀의 화원에는 꽃이 없다 나무가 없다 풀이 없다 사람이 없다 삶이 없다 사유가 없다 느낌이 없다 흔적이 없다 이름이 없다 아우라가 없다 빛이 없다 그림자가 없다 비극이 없다 숭고가 없다 예술이 없다 그리고가 없다 그러나가 없다 그런데가 없다 없어야 할 모든 것 없어도 되는 모든 것 없으면 좋은 모든 것이 없다 없을 수밖에 없는 모든 것이 없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밀의 화원에 들어와 꽃을 부른다 모든 꽃을 부른다 희망을 부른다 꽃이라 부른다 사람이라 부른다 꽃에 대하여 말한다 꽃에 대한 꽃을 향한 꽃에 의한 꽃을 말한다고 한다 꽃이라서 꽃을 따라서 부른다고 한다 모든 꽃이 꽃이라 말하게 한다 꽃이라고 한다 꽃으로 부른다 꽃이라고 말한다 꽃은 꽃이니까 꽃이라고 한다 이것은 꽃이다 모든 꽃이다 꽃이어야 한다 꽃이어야 한다 꽃다움의 꽃이 아니라도 반드시 세상의 꽃이어야 한다 꽃을 부른다 ● 손들어 꽃을 본다 손들어 꽃에게 말한다 손들어 꽃을 찾는다 손들어 꽃을 그린다 손들어 꽃을 만든다 손들어 꽃을 먹는다 손들어 꽃을 삼킨다 손들어 꽃을 뱉는다 손들어 꽃을 입는다 손들어 꽃을 벗는다 손들어 꽃을 묶는다 손들어 꽃을 접는다 손들어 꽃을 오린다 손들어 꽃을 붙인다 손들어 꽃이 부른다 손들어 꽃이 온다 손들어 꽃으로 온다 손들어 꽃이라고 온다 손들어 꽃이 온다 ● 그러나 그러나 꽃이 아닐지도 모른다 아닐지도 모른다 꽃이 아닐지도 모른다 아닐지도 모른다 꽃을 부르지 않았을지도 꽃이 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모른다 전혀 모른다 아니다 아니다 세상이 아니다 내가 아니다 슬픔이 아니다 네가 아니다 꽃이 아니다 우리가 아니다 인생이 아니다 그들이 아니다 그의 비밀이 아니다 꽃의 비밀이 아니다 비밀의 화원이 아니다 손들어 손들어 꽃 ■ 이종애

Vol.20010325a | 이종애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