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공간 인더루프 서울 마포구 서교동 333-3번지 B1 Tel. 02_3141_1377
오인환은 Village Voice 의 Personal Ads난에 문자광고를 통한 작업을 시작으로 언어에 대한 개념적 미술형식을 추구하였고 인간의 정체성(identity) 및 소통(communication)의 문제들을 매우 섬세하고 인간적인 시각에서 해석해오고 있다. 그가 선택한 오브제는, 예술가의 손이 닿은 특정물품으로서 개념적 오리지날리티를 이야기하는 뒤샹의 방식으로가 아닌, 한 인간의 개인사와 환경을 거울처럼 보여주는 또 다른 자아였으며, 타자와 내가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시간과 공간은 사실 진정한 의미의 공유가 아니라 이데올로기 및, 사회적 가치에 의해 끊임없이 조작되고 분리되어 있음을 보여주었다. ● 이번 전시는 바닥설치, 벽면설치, 사진작업의 세가지 형태로 이루어진다. 바닥설치를 통해 그는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관념화 된 사회라는 틀 안에서 얼마나 제약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준다. 익히 아는 단어들이 바닥에 나열되어 있으나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왜 한자리에 모여있는지 유추해 보는 것은 쉽지 않다. 그 글씨들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단어이되 단어들의 진정한 관계를 의문으로 남기면서 관객의 적극적인 사고를 유도한다. ● 향가루를 뿌려 마치 상형문자 같은 모양으로 쓰여진 이 글자들은 전시기간 내내 타 들어간다. 이것은 타 들어가는 향의 냄새를 맡으며 그 과정을 지켜볼 수 있도록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의 작업은 그 흔적만을 남기고 사라지므로 누구도 소유할 수 없지만 누구나 체험하고 나누어 가질 수 있는 공유성 또한 이루어진다. ● 이는 작가의 관객을 위한 배려이다. 물질화된 오브제의 소유보다 타 들어가는 향을 체험한 이들은 마치 불교에서 복을 기원하며 태우는 향을 타자와 함께 복을 나누듯이 작가의 작업을 나누어 가지는 상징적 행위이다. ● 벽에 걸어놓은 사진 속에는 어느날 어느 장소에서 발견한 거리의 쓸모 없는 파편들을 가지런히 모아 알파벳을 만들어 낸 풍경이 들어있다. 작가는 하나 하나의 사진을 배열하여 단어를 이루어낸다. 그가 체험한 공간과 시간의 기록을 다시 배치하여 그만의 공간과 시간의 흐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 지역에서는 누구나 지나쳤을 법한 거리이고 누구나 소모했을 시간 속의 한 부분이건만 작가의 체험과 의지에 따른 완전히 다른 세계로 관객을 안내하는 것이다. ● 이전 작업의 오브제, 문자, 시간, 공간 등은 매우 객관적 재료들이지만 철저히 주관적 입장에서 해석되었다. 마찬가지로 이번 전시에서 보여지는 그의 관점(perspective)은 우리의 정체성, 시간, 그리고 공간의 인식이 얼마나 높은 경계로 둘러쳐져 있는지 실랄하게 꼬집어준다. ■ 대안공간 루프
Vol.20010309a | 오인환展 / InHwan Oh / 吳仁煥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