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제가 본 서울

책임기획_진동선   2001_0228 ▶ 2001_0314

유현민_한남동_젤라틴 실버 프린트_30×44cm_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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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작가 김병훈_김재경_백성현_서지영_성낙흥_손승현_유현민_윤정미_이주형_지성배_홍일

세미나_'앗제의 시각과 오늘의 서울' 2001_0310_토요일_03:00pm_하우아트갤러리 사회_진동선 / 발제_이경률_최봉림 / 토론_정주하

인사동 하우아트 갤러리(폐관)

갤러리 룩스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5번지 인덕빌딩 3층 Tel. 02_720_8488 www.gallerylux.net

1988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쯤으로 기억된다. 남산 서울예전을 갔다가 우연찮게 바람에 날리는 찢겨진 포스터를 보았다. "앗제가 본 서울"이라는 작은 포스터였다. ● 앗제가 본 서울! 남산길을 오르면서 서울시내를 굽어보았다. 북악의 품안에서 서울은 용트림을 하고 있었다. 그래 앗제가 서울을 보았다면 무엇을 찍었을까. 정말 그가 살아 있다면, 그리하여 서울을 자신이 좋아했던 파리로 가정한다면 그는 진정 서울에서 무었을 보고, 무엇을 느끼며, 무엇을 표현하려 했을까. '파리-앗제-서울'을 동축선상으로 하여, 그날 나는 일 백년이라는 시공을 넘어 그가 투사했던 근대의 모습을 오버랩 했다. ● 앗제는 전통의 19세기와 혁신의 20세기가 충돌하는 세기의 전환점에서 파리를 찍었다. 무려 3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옛 파리(Old Paris)의 변해 가는 모습을 담거나 결코 잊혀져서는 안될 것들을 기록했다. 유럽문명과 유럽문화의 유장함을 사진을 통해서 말하려 했던 그는, 신대륙의 문명과 문화를 진보적 관점에서 말하려 했던 뉴욕의 스티글리츠와는 반대편에 선다. ● 앗제에게 있어서 근대(modernity)는 전통을 잃지 않고 올라선 새로움이었다. 결코 전통을 없애거나 전통을 죽이는 그런 파괴의 모습은 아니었다. 그가 추구했던 백과사전식의 사진에서 그리고 자율과 타율 속에서 찍혀진 수만 커트의 필름에서 나는 그가 옛 파리를 통해서 말하고자 했던 근대의 참 얼굴을 본다. 그는 변해 가는 파리의 모습을 결코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으며, 혁신적 근대 앞에 찬양하지도, 타도하지도 않았다. 비록 그가 이념적으로 좌파였고, 평생 에펠탑과 개선문을 찍지 않았으나 그러나 상업사진가로서 그가 파리를 바라본 관점은 전통의 어제와 혁신의 오늘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었다. ● 하우아트 갤러리와 갤러리 룩스에서 동시에 전시되는 기획전 『앗제가 본 서울』은 1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단 하루도 머리 속에서 지운 적이 없는 전시이다. 앗제의 사진스타일을 흉내내자는 것이 아니라고 했을 때 관객이 주목할 것은 '도시'와 '사진'과 '근대성'이다. 파리와 서울은 동등비교가 가능한 도시이며, 19세기와 20세기의 파리, 20세기와 21세기의 서울이라는 시대성도 동등유추가 가능한 테제이다. 다만 "앗제가 본 파리(Old Paris)"와 『앗제가 본 서울』의 차이점은 앗제가 혼자서 파리를 찍은 반면, 이번 전시는 여러 사람이 각자의 관점에서 서울을 찍었다는 것이며, 또한 앗제가 파리의 모든 부분을 찍은 반면 이번 전시는 작가들이 서울의 한가지 부분만 찍었다는 점이다. ● 『앗제가 본 서울』에서 한가지 더 주목할 것은 문학적 서사성이다. 앗제가 찍은 파리의 모습과 우리 작가들이 찍은 서울의 모습은 전적으로 다르다. 형식적인 면에서 유사해 보일 수 있으나 시대적 정황과 대상이 갖는 역사성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앗제가 본 서울의 문학적 서사성이라고 했을 때 그것은 아우라를 말한다. 나는 아우라를 통해서 파리와 서울, 19-20세기와 20-21세기라는 시공을 넘고 싶었다. ■ 진동선

Vol.20010225a | 앗제가 본 서울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