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이한수의 홈페이지로 갑니다. 이한수의 다른 작업들은 오는 4월 11일부터 22일까지 문예진흥원 인사미술공간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한서갤러리 서울 종로구 관훈동 37번지 수도빌딩 2층 Tel. 02_737_8275
천왕성을 넘어서... ● 나의 고향인 지구가 하늘 저 멀리 무수한 별들 중 그저 하나라는 것임을 우리는 믿기 어렵다. 변형된 무중력 상태의 지금 내 자신으로 인해 그전에 있어왔던 정형의 속박과 행복을 부인하려는 심리적 갈등 그리고 나에 대한 위안 등을 모두 생생하게 기억해낸다 . 난 지금 마이크로와 매크로 우주계를 떠돌아 다니듯 항상 움직임 속에 있다. 원자 안의 양자와 전자 사이의 무한한 우주를, 화성로켓의 플랫폼에 오르듯, 폭발하는 혹성에 한 줄기의 광선 신호를 보내듯, 빛 줄기를 타고 Nebula no. YZB.05의 나선으로부터 안드로메다 XFZ.1023의 Pulsar까지 날아가듯 거대한 우주를 따라서 떠돌고 있다. ● 전류의 흐름처럼, 아직은 인지하고 기억할 수 있는 전자와 같은 현 상태로 나는 어떻게 변하게 되었을까? ... 순수한 기쁨과 사고, 비전, 스피드, 변화을 얻기 위해 나는 지구와 그 본체의 한계를 그리고 시간과 무게의 범위를 어떻게 초월하려 했던가! 분명히 변형 자체가 기억을 상실하게 한 것이다. 아직은 지구상의 한 인간으로써 평범함을 벗어나 보려고 노력하는 것과 나의 행동과는 어떤 방식으로든 연관이 있을 것이다. ● 이를테면, 유해 화학물질이 담겨져있던 파란 플라스틱 드럼통을 이용한 기계장치가 있었다. 드럼통 뚜껑을 렌즈로 대체했다. 그 바닥에는 마치 거울이 설치돼 있듯이 나는 빙빙 돌고 있는 내 얼굴을 보았다. 아니면 거울은 정지해 있는데 내가 그 안에서 돌고 있었던 것일까? 무아지경에 빠지듯 나는 그저 눈을 감는다. 아주 천천히 빙빙 돌며 나는 점차 내 육체와의 연결을 잃어버린다. 아직은 의식을 잃지 않았고 이에 반하여 영상은 그전보다 훨씬 뚜렷하게 느껴진다. 그 어떤 신체기관을 이용하지 않고도 얻을 수 있었던 얼마나 놀라운 사고와 시각의 체험인가! 드디어 지구의 무게와 근심으로부터 해방된 무중력과 지속적인 자신의 움직임을 통해 쾌적한 평안함을 얻은 내 자신을 찾게 되었다. ● 앞에서 언급했듯이 지구상의 한 인간으로부터 떠도는 한줄기 광선으로의 변형과정에 관해서는 아직 확실하게 알지는 못한다. 무의식을 향해 가고 있는 꺼져 가는 상상의 불빛 아래 춤을 추고 있는 내 자신을 기억한다. 그리고는… 거기에는 어떤 것 보다 중요한 그 무엇이 있었다
머나먼 동쪽으로부터 온 한 작가의 작업을 통해 나는 초월을 향한 탈출구를 그려 볼 수 있었다. ● 이것은 단순히 나무 액자에 반투명 에어 호일 레이어를 이용해 구상된 것이었다. 내가 보았던 어느 작품보다 나의 시선을 주목 시켰다. 아무 것도 없는 듯 그러나 안개가 겹겹이 쌓인 호수의 수면을 보여주는 듯 어느 한 풍경화 같기도 하였다. 아니면 계속해서 모양을 바꾸는 구름이 움직이는 모습이었을까? ● 얼마동안 내 눈과 뇌가 굳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는… 무게를 잃고 그림의 표면을 뛰어넘어 들어간다. 그것은 내가 항상 꿈 꿔오던 것이 아니었던가! 아마도 내가 지구를 떠난 처음이 아닌가! 아주 오래 전부터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는 혼동과 어둠, 근심, 걱정들이 없어지기를 나는 기원하고 있었다. 완전히 다른 현실에 대한 꿈을 항상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다. 늘 행복과 안락함을, 속박되지 않은 움직임, 순수한 인식 그리고 유쾌한 기쁨을 얻고자 했다. 항상 지구에 묶여 있음을 부정하고 싶었다. 본질적인 달콤함과 향기에 대한 기억으로부터, 질병 심지어는 죽음과 슬픔으로부터 나는 자유로운 세계를 항상 그리워했다. 나의 이상은 유쾌한 합리성과 순수하게 떠도는 그런 것들이다. 그것이 바로 결국은 지구를 떠나기 전에 내가 현실에서 찾지 못하는 이상적인 구조의 유사함을 통해 시간을 보는 것이 아닐까? 완벽히 합성적으로 구성된 내 꿈속의 깨끗하고 행복한 세계를 대신하는 인공물질을 통해 한 순간만이라도 인간이 경험하는 위약함과 근심, 질병, 상실, 죽음의 생각을 잊을 수 있는 지구상의 룰들을 초월하는 게임과 신체기관을 대신하는 인공기관을 나는 찾아냈다.
나는 가끔 오래 전에 내가 스쳐갔던 곳들을 정처 없이 거닐며 그런 신비로운 내 흔적의 자취를 찾곤 한다. ● 그 중 일부는 아직도 변함이 없다. 그것들은 아직도 여전히 지구상의 영원한 행복과 순수함의 사고를 보여준다. 지금 그 안의 인간은 혼잡한 유령과 색이 바랜 늙은 난장이처럼 보여질 것이다. 언젠가 내가 남겨둔 그것들이 떠오르는 그 오브제 옆에 뇌리를 스쳐가던 이름이 하나 있었다. 이한수 바로 그가 아닌가! ● 혼잡하고 한정된 인간들이 살고 있는 조그마한 혹성으로 나를 항상 돌아오게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오래 전부터 나는 응답 없는 질문을 내 자신에게 해왔었다. 그러나 나는 확신한다. 불분명한 것이 없는 영원한 평안함과 기쁨에 찬 움직임을 얻었다 - 지금 동시에 내가 지구에서 겪어 왔던 현실과의 마찰을 떨쳐 버렸다. 내가 언젠가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도망치려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 살과 뼈의 무게, 땀과 피의 냄새 그리고 불안감과 욕망의 아픔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이것들이 허약함과 슬픔, 죽음을 포함할지라도. ● 돌아올 수 있는 길은 있을까? ■ 호란트 파스빈더·Horant Fassbinder
Vol.20010221a | 이한수展 / LEEHANSU / 李漢洙 / mixed media.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