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욕망으로의 초대

탄생100주년 루이스 브뉘엘 회고展   2000_1222 ▶ 2000_1226

루이스 브뉘엘 감독_이상한 정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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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선재센터 서울 종로구 소격동 144-2 번지 Tel. 02_733_8942

영화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장면으로 꼽히는 『안달루시안의 개』의 한 장면, 한 남자가 면도칼로 옆에 앉은 여자의 눈을 날카롭게 가르는 장면을 기억하십니까?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와 루이스 브뉘엘이 공동으로 만든 작품으로 유명한『안달루시안의 개』를 비롯한 루이스 브뉘엘의 대표작 12편이 아트선재센터에서 상영됩니다. 17분에 불과한 짧은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70여년이 지난 지금도 관객에게 공포와 충격을 선사하기에 충분한 초현실주의의 진정한 걸작으로 이후 살바도르 달리와 다시 공동작업한 『황금시대』와 더불어 당시 카톨릭 교회의 비판을 받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많은 비평가들이 장 비고 외에도 브뉘엘에 견줄만한 감독이 없다고 술회할 정도로 『안달루시안의 개』는 시대를 대표했던 영화다.

루이스 브뉘엘 ● 1900년 스페인 태생으로 유복한 가정의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마드리드 대학에서 철학 및 역사학을 전공하면서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 페데리코 가르시오 로르카(Federico Garcia Lorca) 등을 만나 대학 영화협회를 창설하였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영화라는 매체에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1925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난 브뉘엘은 장 엡스땅(Jean Epstein)의 조감독으로 영화계에 첫 발을 내딛었으며, 파리의 초현실주의 집단에 자연스레 속하게 되었다. 1929년 살바도르 달리와 공동으로 각본을 쓴 「안달루시아의 개 Un Chien Andalou」를 발표하게 되는데, 이 작품은 발표 당시에도 대단한 충격과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지금까지도 초현실주의적 아방가르드 영화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1930년 파리의 지식인 사회를 적나라하게 파헤친 『황금시대 L' ge d'or』를 발표하였는데, 작품 상영이 끝난 후 관객들이 스크린에 산과 잉크를 던져 훼손하고 극장 좌석을 찢는 등의 사건이 발생하게 되었다. 영화계에 한바탕 화산 폭발을 몰고 온 이후, 브뉘엘은 다시 고국인 스페인으로 돌아가 사회 비판적인 다큐멘터리 작품 『빵 없는 대지 Tierra Sin Pan (1932)』를 만들었고 이후 한동안 영화 제작은 보류한 채 프랑스와 미국 등을 오가며 편집, 더빙 등의 활동을 계속했다. 1946년 멕시코로 간 그는 작품 활동을 재개, 1947년 『그랑 카지노 Gran Casino』, 1949년 『엘 그랑 칼라베라 El Gran Calavera』 등을 만들었고 1950년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잊혀진 사람들 Los Olvidados』을 만들게 된다. 건조하고 냉정한 시선으로 멕시코 아이들의 황폐한 삶을 다룬 이 작품은 그 해 깐느영화제에서 감독상, 국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하였다. 계속해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친 그는 『수산나 Susana (1950)』, 『멕시코에서 버스 타기(승천) Subida al Cielo (1952, 깐느영화제 전위영화부문상)』, 『이상한 정열 l (1952)』, 『짐승 El Bruto (1952)』, 『환상의 전차를 타고 여행하다 La Ilusi n Viaja en Tranv a (1953)』, 『범죄에 대한 수필 Ensayo de un Crimen (1955)』, 『나자린 Nazar n (1958, 깐느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를 발표한다. 60년대 초 스페인 정부의 초청으로 귀국한 브뉘엘은, 거지와 부랑자를 예수에 빗대 표현한 『비리디아나 Viridiana(1961)』를 발표하였는데, 이 작품은 정작 고국에서는 상영금지 처분을 받았지만 그 해 깐느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였고 브뉘엘의 걸작 중 한편으로 평가받게 된다. 이 사건 이후 스페인에서의 창작 활동에 한계를 느낀 브뉘엘은 1963년 이후 프랑스에 거점을 두고 작업하였는데, 그의 영화들 중 후기 작품에 속하는 『하녀의 일기 Le Journal d'une Femme de Chambre (1964)』, 『세브린느 Belle de Jour (1967)』, 『트리스타나 Tristana (1970)』,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 Le Charme Discret de la Bourgeoisie (1972,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 『자유의 환영 Le Fant me de la Libert (1974)』 등을 만들게 된다. 그의 유작으로 남게 된 『욕망의 모호한 대상 Cet Obscur Objet du D sir (1977)』을 포함해서 이 시기에 만들어진 작품들은, 그 동안 일관되게 보여 주었던 억압적이고 부조리한 가치 체계에 대한 풍자를 더욱 날카롭고 유쾌하게 표현하고 있다. 1900년 스페인에서 태어난 루이스 브뉘엘은, 데뷔작인 『안달루시아의 개』에서 보여 준 초현실주의적 경향의 실험적인 영상으로 전 세계 영화계에 커다란 충격과 파장을 불러일으키며 그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멕시코와 프랑스 등으로 거처를 옮겨가며 인간과 사회와 영화의 관습을 공격하였던 루이스 브뉘엘은, 성적 억압과 억눌린 욕망에 의한 강박관념, 종교와 부르주아 계급에 대한 통렬한 비판 등의 주제를 도발적인 영화형식과 내용으로 표현해왔습니다. 1983년 멕시코에서 사망하기까지 왕성한 창작 활동을 펼쳤던 루이스 브뉘엘은, 윤리와 종교, 계급 등의 관습을 웃음거리로 만들면서 관객으로 하여금 끊임없이 깨어 있기를 자극했던, 그 자체로 영화의 역사를 만들어낸 거장입니다. 이번 회고전을 통한 이 위대한 영화 작가와의 교감은, 단지 묵혀진 영화를 꺼내보고 감상하는 의미에만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루이스 브뉘엘의 날카로운 비판과 풍자를 통해 우리의 주위를 둘러싼 온갖 고정관념들을 뒤집어 보고 보다 치열하게 대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루이스 브뉘엘이 스스로 "제2의 조국"이라고 말했던 멕시코에서의 작품들을 다수 만날 수 있습니다. 초현실주의자로 이름을 알렸던 초기작들과 『비리디아나』로 국제적 명성을 재확인한 후 만들었던 후기 작품들에 비해 비교적 중기에 해당되는 멕시코 시절에 만든 그의 대표작 6편(『잊혀진 사람들』, 『이상한 정열』, 『멕시코에서 버스 타기(승천)』, 『환상의 전차를 타고 여행하다』, 『범죄에 대한 수필』, 『나자린』)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영화계에서조차 제대로 평가받을 수 없었던, 어떻게 보면 사장되어 있던 작품들이며 쉽게 접할 수 없는 귀중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번 회고전은 루이스 브뉘엘의 전시기에 걸친 작품들의 상영을 통해 그의 영화세계가 어떻게 변화해 갔는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 문화학교 서울·Te. 02_595_6004

Vol.20001220a | 탄생100주년 루이스 브뉘엘 회고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