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과 표현

장애와 비장애의 사이에서展   2000_1221 ▶ 2001_0114

김안식_오감체험의 확장-물피아노_2000

권오상_김안식_박무림_성동훈_황성준 자원봉사자 5명_삼육재활학교 교사·학생 27명_가족 5명

영은미술관 경기 광주시 쌍령동 8-1번지 Tel. 031_761_0137

이 전시는 영은미술관이 표방한 당대의 미술문화에 뿌리내리는 미술담론을 형성하고 그것의 확산을 위한 세미나와 워크숍, 대중강좌를 통해 고정관념과 편견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생동하는 미술관 프로그램을 실현하고자하는 첫 전시로 경안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인 박무림, 황성준 외에 사진작가 권오상, 조각가 성동훈, 설치미술가 김안식과 삼육재활원의 고등학교 3학년 지체부자유학생 25인과 지도교사, 자원봉사자가 공동 참여하여, 만남의 체험과 소통과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 본 전시는 장애인 문화 향수권 신장사업의 일환으로서 작가들과 장애인, 교사, 자원봉사자들이 5개의 테마아래 공동으로 제작한 작품을 전시합니다. 이 전시는 근대화과정에서 분류하고 타자화해온 정상과 비정상, 내부와 외부 등의 편견과 차별의식을 타파하고 "인간의 만남과 상생의 담론"을 형성하고 그러한 담론을 오감으로 체험할 장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 참여자 모두가 심신의 부족한 부분을 서로 도와가며 공동작업을 해 가는 과정에서 정서체험의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소외감으로 생성되는 정신 심리적 병리현상을 치유 받고 더불어 사는 지혜를 터득하는 장을 형성합니다. ● 본 전시를 통하여 공공미술관의 성격을 구축하고 장애에 대한 편견과 차별의 인식을 지양하는데 이바지하며, 나아가 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배려를 증진시키는 계기를 마련하고, 지원을 활성화하도록 합니다. ● 현대미술의 일선에 있는 작가들과 장애학생과의 만남이라는 새로운 체험을 통하여 작가들은 새로운 창조적 영감을 얻고 미술이 사회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장을 확대하게 되며, 장애학생들 또한 작가와 공동제작과정에서 미술이라는 기반 위에 상호소통과 이해의 계기를 마련하고 나아가 관객과 더불어 시민으로서의 공감대를 구축하고 잠재적인 예술적 창조성을 발굴할 수 있게 됩니다.   1. 미술관 공간과의 만남 ● '미술관 공간과의 만남'이라는 테마는 조각가 성동훈과 장애학생들이 워크숍과 미술관 시설점검을 통한 공동작품을 보여줍니다. 장애인들이 미술관을 관람하면서 불편한 곳을 지적하고 이것을 보완하기 위한 시설물을 장애학생이 디자인하고 조각가 성동훈씨가 작품으로 제작하는 것입니다. 또한 작가와 장애학생들이 토론하여 그들의 신체 일부를 조형물로 제작하고 작품화하여 그들에게 숨겨져 있는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내고자 합니다.   2. 자연·인간·지역문화유산과의 만남 ● '자연·인간·지역문화유산과의 만남'이라는 테마는 사진조각가 권오상과 장애학생들이 눈에 보이는 다양한 사물들을 여러 각도에서 촬영하고 특수 제작한 설치물위에 사진을 붙여서 만든 작품을 선보이고자 합니다. 장애학생들은 각자 사진기를 갖고 곳곳의 장소를 돌아다니며 자신들의 시각으로 촬영을 하며, 작가는 인화된 사진들을 선별하여 설치물위에 붙임으로써 작품으로 형상화시키는 것입니다. 이는 작가가 장애학생들과의 작업을 통해 우리가 지각하지 못한 다양한 시선을 새롭게 인식시키는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3. 흙·공기·불·시간과 신체의 만남 ● '흙·공기·불·시간과 신체의 만남'이라는 테마로 경안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인 박무림과 장애학생들이 공동제작하여 도예작품을 선보입니다. 장애학생들은 불편한 손으로 미술의 재료인 흙을 접촉하여 자신들의 지나온 기억의 흔적을 더듬어 작품에 표현하고, 작가는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Bachelard)가 말하는 우리의 신체가 원초적인 물질(흙·물·불·공기)에서 촉발되는 몽상을 매개로 서로 교감하는 과정을 드러내고자 합니다. 작가는 장애학생들과의 만남을 통해 형성된 섬세한 시각으로 학생들이 표현한 흙 작업들을 재배치하여 우리에게 보여주고자 합니다.   4. 잠재의식의 표출·무의식의 확장 ● '잠재의식의 표출·무의식의 확장'이라는 테마로 경안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인 황성준과 장애학생들은 워크숍을 통해 깊은 심층에서부터 교류되는 서로간의 교감을 작품으로 제작합니다. 장애학생들은 일상생활 속에 널부러진 물건들을 자신들이 선택하여 틀에 고정시키며, 작가는 프로타주기법과 같이 그 위에 천을 대어서 밑의 사물들이 형상화되는 모습을 조형적으로 보여줍니다. 작가는 장애학생들과의 만남과 체험을 통해 우리의 시선에서 어설프게 보이는 그들의 표현 행위를 재해석하여 작품을 통해 감상자와 서로 교감하려 합니다.   5. 오감체험의 확장 ● '오감체험의 확장'이라는 주제로 설치미술가 김안식은 물판에 조명을 설치, 이를 벽에 반사시키고 음악에 맞추어 연주를 하는 물피아노를 제작하여 장애학생들과 직접 연주하는 작품을 선보입니다. 작가가 제작한 작품은 시각과 청각과 촉각등 모든 감각을 통하여 표현하고 감상할 수 있는 것으로 장애학생들이 직접 참여하여 연주도 하며 감상하는 퍼포먼스와 이벤트 형식의 작업과정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유명한 맹인 연주자들이 아름다운 음률로 잠자는 우리의 감성을 일깨웠듯이 작가는 자신의 섬세한 시선으로 장애학생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들이 갖고 있는 감성을 직접 표현하도록 유도하고 선보임으로써 우리가 일상적으로 느끼는 오감을 새롭게 인식시켜 주는 계기를 마련할 것입니다.   또한 이 전시는 5명의 참여작가와 장애학생, 교사, 자원봉사자 등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여 낯설고 어색한 순간들의 감정에서 천천히 서로 공감해가는 과정을 워크숍 형태로 진행하였으며, 그들과의 만남의 과정을 사진과 비디오로 촬영하고 다큐멘타리화 하였습니다. ● 워크숍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휠체어를 탄 한 장애학생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장애시설이 되어있지 않은 장소를 찾아다니며 몇 번이고 그 자리를 배회하며 왕복하곤 합니다. 제가 힘들어도 그렇게 하는 이유는 우리사회가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들이 너무나 미비하고 장애인들을 좀 더 배려했으면 하는 바램에서이죠....." 자신이 장애자임에도 다른 장애인들을 배려하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는 자신만의 울타리에 안주함으로써 타인에 대해 무관심한 우리의 모습을 -어쩌면 그것은 신체적인 장애보다도 더 극복하기 어려운 정신적인 장애일지도 모를- 반성하게 하는 하나의 계기가 될 것입니다. ■ 영은미술관

Vol.20001209a | 만남과 표현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