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0_1121_화요일_05:00pm
갤러리 현대 서울 종로구 사간동 80번지 Tel. 02_734_6111
권력은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다. ● 김홍석이 관심을 갖는 권력의 의미는 고전적인 의미의 권력개념이다. 작가는 과거 전체주의 시절 탄생된 영웅들이 나름의 역사적 검증과정을 거쳐 탄생되었다고 본다. 이에 비해 현대사회에서 권력은 어디에나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전체주의 시대에 비해 약화된 국가개념으로 인해 그 빈자리를 파고 든 기업에 대해 주목한 것은 자본주의사회에 대한 작가 나름의 통찰 결과이다. 작가는 기업이 후원하는 스포츠가 과거 전쟁상황을 연상시키는 것에 주목하여 스포츠를 통해 나타나는 현대사회 권력관계를 표현하고자 한다. 과거 전쟁 영웅의 자리를 이제는 스포츠의 영웅이 차지하고 있다는 전제 아래, 작가는 스포츠를 준 전쟁 상황으로 간주한다. 그리고 스포츠맨 즉, 전사들이 펼치는 경기를 임의적으로 각색하여 미술이라는 언어로 보여주고자 하였다.
영웅되기 ● 1층 전시장에 선보이는 「영웅적 자세만들기 기구」는 작가에 의해 훈련되어진 스포츠맨이 등장하여 영웅적 포즈를 일반인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시범을 보여준다. 이러한 퍼포먼스를 위해 작가는 특수한 구조물을 제작하였는데 관객은 스포츠맨의 시범에 따라 직접 포즈를 취할 수 있다. 여기서 선보이는 각각의 포즈는 축구, 야구, 트랙경기에서 볼 수 있는 극적인 스틸 이미지로써 연속 동작에서나 가능한 포즈를 정지시켜 실제로 사람들이 그 동작을 재현해 볼 수 있게 하였다.
스타만들기 ● 두번째 프로젝트인 스타만들기는 영웅과 스타를 혼돈하며 살 수 밖에 없는 이 시대의 우리들에게 영웅과 스타의 개념 차이를 구분하여 스타의 사회적 통용성과 필요성을 보여준다. 갤러리 지하층에 설치된 작품은 스타에 대한 대중의 심리를 작가의 시선에서 포착한 작품이다. 스타의 실체를 명확히 알면서도 대중들은 그들을 통해 자신의 다른 삶을 추구할 수 있는 대리 충족적 시뮬레이션을 갈망한다. 그리고 작가는 이를 이 시대의 매우 중요한 실체의 전환으로 보고 있다. 작가는 이 프로젝트에 맞추어 가수를 발굴, 양성하여 그들이 스타로써 자리매김을 할 수 있는가에 도전한다. 이 때 작가는 매니저가 되며 가라오께에서 선별된 두 명의 여성들이 전문 작곡가의 의뢰 하에 만들어진 각기 다른 네 곡의 음악을 발표한다. 작사에서부터 무대의상, 무대미술 및 가수들의 관리와 홍보 그리고 모든 연출은 작가에 의해 만들어진다.
한편 전시 개막일에는 영웅되기에 대한 퍼포먼스와 스타만들기의 일환으로 선별된 여가수의 데뷔무대가 마련된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작가는 푸코의 말대로 권력은 어디에나 있지만 그 누구에게도 선뜻 주어지지 않은 현대사회의 권력관계를 미술이라는 예술형식 속에서 펼쳐 보이게 된다. ■ 쌈지스페이스
Vol.20001120a | 김홍석展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