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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아트 갤러리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인사아트센터 2층 Tel. 02_736_1020
평온, 조화 ● 세월의 흐름, 그 안에 내포된 시간성과 자연의 변화, 삶의 변화와 어쩌다 보니 이렇게 걸어오고 있는 길(道).. 그것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달의 차고 기우는 것을 비디오로 찍어서 보여줄 것인가.. 단순하지만 관념적이다. 이런 면에서 안종대는 차분하게 그리고 꾸준히 예술을 통해서 그 길을 보여준다. 그리고 바란다. 우리가 그 길에 대해 묵상하고 깨닫기를.. ● 햇빛에 노출시킨 채로 탈색시킨 색지는 때로 비에 맞기도 하면서 그 색을 빗물에 흘려보내고 자신을 비워나가면서 소멸되어간다. 탄생 시에는 거대하고 팽팽했던 오브제(고구마나 감자를 말린 두상)가 세월이 흐르면서 말라버려 어느새 주름이 생기고 검버섯이 생겼다. 서서히 눈을 감으면서 오브제는 인간의 묵상하는 모습 그대로로 우리 앞에 나타난다. 그것을 다루는 작가의 손길은 단지 우연적인 시각적 효과를 위해서 가해지는 것이 아니다. 그는 고민한다. 그리고 묵상한다. 그러면서 절대자의 음성을 듣는다. 이러한 흐름은 바로 삶이 흘러가는 근원과 거부할 수 없는 진리에 관한 것이다. 안종대는 조용히 그리고 꾸준하게 이야기한다. 그의 작업을 통해서 그 이야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 안종대는 현란하게 빛나는 금이나 은과 같은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단지 일상의 곁에서 은근하게 자신을 드러내면서 변화해가고 있는 재료들(고구마, 말린 식물, 음식물, 색지(한지), 철, 돌 등)을 사용한다. 그는 그들의 변화를 감지하였고 우연한 듯 변모된 현재상태의 모습에 경건함을 느낀다. 그 변화는 어쩌면 선험적으로 주어진 것인지 모른다.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 안종대의 작업세계를 이루는 테크닉은 인위적이고 꾸며주는 것이 아니다. 그의 색지는 빛자욱을 담아내며 그의 정성을 담아낸다. 오브제가 놓였던 자리는 그 오브제의 숨결을 담아 색을 보유한다. 말린 마티에르는 그 오브제가 있는 환경의 공기를 마시면서 늙어간 것이다. 안종대와 작품은 삶을 살아간다. 지금도 그들은 지금을 담아내고 있으며 계속 순환하고 있다. 색지 위에 놓인 오브제들.. 그들의 자리는 안종대가 바라는 행복함의 길을 암시한다. 단지 모양새를 위해서 오브제들을 배열하지 않는다. 묵상하고 바라고.. 그러면서 그들의 자리가 마련된다. ● 작가는 자신의 작업과 삶 속에서 조용히 그리고 은밀하게 본질에 대한 탐구를 한다. 전시는 그가 탐구하고 묵상하는 삶과 진리에 대해 작가가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이며 선험적으로 주어지는 절대 진리에 대한 암시이다. ■ 이병희
Vol.20001029a | 안종대展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