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잘했어요

김서경展 / mixed media   2000_1018 ▶ 2000_1024

김서경_참 잘했어요Ⅰ_혼합재료_2000

갤러리 보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149번지 Tel. 02_725_6751

'사회문화의 신체' 인간은 경험하는 존재다. 인간 신체의 감각은 경험을 구체화하고 감성과 정신 이미지를 구성한다. 경험을 통한 정보와 기억은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 집단과 집단의 상호관계 안에 축적되고 계열화하여 점차 조직적으로 거대하게 성장한다. 경험은 인간 종種을 강성하게 만들고 양육하여 자신을 스스로 바꾸어 간다. 신체와 정신은 이러한 메카니즘의 작동으로 조화로운(?) 현대인으로 성장하였다. 인간은 유아기를 포함한 성장과 학습기간 동안 앞선 세대의 칭찬, 같은 세대의 상호격려와 함께 질책과 강제 또한 내재화한다. 인간내면의 성정체성과 성역할은 그러한 과정을 통해 형성되고 내재화한다. 그에 따라서 생물학적 성SEX과 사회문화적 성GENDER의 문제는 교육과 도덕적 가치와 생리학적 지식의 연결과 통합의 문제가 된다. 사회문화적 의미 속에서 인간의 신체와 성의 문제는 인간 실체의 문제와 동행한다. 달리말하면 잘 교육되고 가꾸어진 인간은 자신의 존재론적 가치와 위상을 공증받는 것이다. 김서경의 작업은 이러한 문제의 경계에서 머물고 있다."참 잘했어요" 형광등 아래에서 더욱 자신을 드러내는 반짝이 장식과 일회용품을 조합하고 신체와 성을 기록한 사진이미지와 드로잉을 결합한다. 이렇게 제작된 작품들은 하나의 소품으로 바뀌어 성적 기호나 토끼와 같은 성적 상징으로 변성한다. 신체와 성에 대한 관심은 집요하게 작품전체에 걸쳐 나타난다. 김서경은 아동미술의 '만들기'를 연상시키는 사진꼴라쥬와 드로잉의 혼합기법을 쓰고 있는데, 오늘날 현대미술과 일상의 결합의 흐름 속에서 생물학적 성과 사회적 성의 문제에 아동미술의 스타일을 적용하는 것이다. 그녀는 키치적 속성을 지닌 재료와 사진 이미지를 조립하고 아동미술을 차용하여 인간의 신체와 신체의 선용(善用)과 성과 담론의 문제를 다룬다. 무엇보다 '만들기'작업은 가장 초보적인 형태의 이미지 생산형식으로서 우리에게 깊이 내면화되어 있는 성담론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을 은근히 공격한다. 손과 뭄과 근육과 신경을 사용하여 신체의 움직임 하나하나마다 정교한 정보의 교환과 경험을 통해 새로운 대상을 만든다. 김서경은 성담론을 우리의 교육현실 속에서 신체의 선용을 통해 다루고 일상의 성(性)과 이미지로서의 성(性)에 대한 시각화와 생산적 의미의 생성은 작품의 진로를 결정하며 그렇게 신체의 사용과 교육은 그녀의 작업 중심에 놓인다. 여전히 우리의 안과 밖에는 예술적, 이론적 성찰과 일상현실의 결합사이의 괴리가 상존 하는 상황에서 김서경의 작업은 조형적 실험성과 예술성의 평가에 앞서서 아동미술을 지도했던 개인적 경험을 매우 중대한 문제에 민감하게 적용한 그 실천적 의미를 통해 우리의 관심을 끈다. ■ 김기용

Vol.20001023a | 김서경展 / mixed media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