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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0_0831_목요일_06:00pm
쌈지스페이스갤러리 서울 마포구 창전동 5-129번지 Tel. 02_3142_1693
Emerging/異-Merging ● 이 제목은 "등장한다, 떠오른다"의 의미와 함께, 각 작가가 서로 다르게 나아가면서도 하나로 합쳐진다는 이중의 의미를 갖습니다. 일견 3인의 그룹전으로 보여지지만 사실상 본 전시는 "떠오르는" 3인 작가의 3개의 개인전으로 구성되어, 강영민은 1층 차고 갤러리, 진홍은 2층 프로젝트 갤러리, 김연신은 3층 메인 갤러리에서 각기 독특한 작업을 선보입니다. ● 강영민은 화가이자 캐릭터 디자이너로서 1999년부터 "영민 & 퍼니 Youngmean & Funny"라는 브랜드를 통해 캐릭터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왔습니다. 순수미술과 상업미술의 틈새에서 현대인의 소외된 일상과 사적 정서를 표현하고 있는 작가는 방화소년 밤돌이, 다다다다, 배고픈 돼지, 미스터 하우디, 이불맨, 베개소년 등 다양한 캐릭터들을 만들어내는 한편, 그것을 회화, 벽화, 만화, 애니메이션, 웹아트 형식으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그는 스티로폼과 시바툴로 마감된 실물크기의 캐릭터 인형으로 "이제 왔어?-서늘한 미인"이라는 설치작품을 선보입니다. 쪼그리고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다 반가운 듯 살며시 얼굴을 드는 "서늘한 미인"을 통해 강영민은 창작자와 관객의 관계를 천진하게 그려보고자 합니다.
독일, 프랑스에서 유학하고 아프리카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특정 지역에서의 거주와 지역 간의 이동을 경험해 온 김연신. 그녀의 작업은 자신이 살고 작업하고 있는 사회공간에 대한 관찰로부터 연유됩니다. 사회와 인간, 인간과 인간의 상호관계, 반복적 일상생활에 대한 통찰과 의문이 그녀 작업의 내용을 제공하는데, 이번 국내 첫 데뷔전을 통해 아프리카 나미비아 식물을 소재로 한 콜라주 작업, 예술을 매체로 서로의 교류를 시도한 이렌느 파레스와 작가와의 공동작업, 산타클로스의 모습을 통해 상업적 경향에 밀려 잊혀져가는 의미들을 생각하게 하는 사진 작업 등 그 간의 작업들을 한데 모아 발표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특히 자신이 주인공 캐릭터로 분하여 프랑스 학교에서 겪었던 잊지 못할 에피소드를 재현하고 있는 만화작업이 주목을 끕니다.
진홍은 시카고 '아트인스티튜트'에 수학하면서 미국과 프랑스 여러 지역에서 특정 물리적인 상황을 극대화하는 실험적 작업들을 선보여왔습니다. 이번에 그는 슬라이드 프로젝션과 사운드 장치를 이용하여 가족 일상사를 내러티브화한 설치 작업을 발표합니다. 쌀로 만든 침대 위에 잠옷을 입은 부모님의 이미지가 투사되는데 관객들은 이미지와 더불어 그들이 나누는 은밀한 대화를 엿듣게 됩니다. 비밀스럽고 접근이 어려운 부모님의 침실 이야기, 부부관계 이야기, 부모와 자녀 사이의 대화에서 배제되는 금기적 이야기들이 어린 시절 누구나 경험하는 '관음증적 호기심'을 환기시킵니다. ● 3인의 "떠오르는" 작가들이 펼쳐 보이는 작품 세계는 이렇게 제각기 다르면서도 인간사의 사적인 측면들과 간과되기 쉬운 일상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입니다. 캐릭터 작업, 슬라이드/사운드 설치, 만화, 페인팅 등, 각각 다양한 작업 방식으로 전개되는 이번 "Emerging/異-Merging"전을 통해 개별 작가들의 독자적인 작품세계는 물론 현 신세대 작가들이 표방하는 일상에 대한 관심과 그들의 미시적이고 섬세한 감수성을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 奎谷 김홍희
Vol.20000827a | Emerging/異-Merging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