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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작가 임흥순_박종갑_장우성_이가경 김태헌_정창래_최정인
담갤러리(폐관) Tel. 02_732_9862
임흥순 ● 새 시대에 맞춰 빠르게 변화되는 답십리 골목길을 따라가다 군복무 시절 면회 온 주름진 당신의 손을 부여잡고 아이처럼 울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들려오는 미싱소리를 밝고 파란 지하계단을 향해 오늘 당신을 만나러 갑니다. 기계음 뿌연 먼지를 털고 나를 반겨주는이, 나의 이름을 불러주는 이가 있습니다. 새 시대는 한상 당신을 비켜가고 어두운 지하의 세계가 당신을 삼키려 하지만 언제나 해맑은 어린아이의 모습을 간직하고 계신 어머님 당신은 또 다른 나의 얼굴입니다. ● 박종갑 ● 동짓달이다 / 살을 베는 신음소리 / 치마폭에 번지는 핏물 / 뼈를 만들고 / 살을 붙이고 / 피를 담아 / 영혼을 주신 / 이제는 / 그 품에 걸어 / 세상에 나와 / 망울진 빛으로 / 엄마의 젖을 찾는다. ● 장우석 ● 퀸: 체스에서 가장 강한 말로써 전후 좌후 대각선 방향으로 1칸 또는 몇 칸이라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 킹: 킹은 전후 좌후 대각선 방향으로 한칸만 움직일 수 있으며 킹이 잡히면 지게 되므로 잡히지 않게 잘 보호해야 한다. 나이트: 나이트는 전후 좌후 1칸 전진한 다음 좌우 대각선 방향으로 1칸 전진할 수 있으며 중간에 상대편이나 자기편 말이 있어도 넘어갈 수 있다. 8가지 방향으로 향하여 갈 수 있다. ● 이가경 ● 가끔 어머니는 고기를 재고, 새로한 김치를 들고 자취방에 오신다. 늘 하시던 말씀들을 늘어 놓으시며, 음식을 하신다. 그 앞에서 난 항상 작은 꼬마로 느껴진다. 여전히 당신은 나에겐 너무나 큰 존재입니다. ● 김태헌 ● Sweet Home-어머니의 꿈. 우리 시대의 어머니를 떠올리면 왠지 짠한 느낌이 앞선다. 내 어머니도 여기서 예외일 순 없다. 어머닌 소백산 죽령재에서 불어오는 바람 많은 풍기가 고향이다. 가난한 삶은 배움을 비껴 시골살림을 돕기에 바빴고, 스물 한살부터 시작된 시집살이는 모질었다. 그후 소수서원과 부석사 사이에 있는 단산 꼴탱이를 십년만에 벗어나, 평생 농사만 짓던 아버지가 서울에서 임시직을 얻으면서 도시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또 삼십년이 훌쩍 지났다. 어머닌 가끔씩 한숨섞인 목소리로 당시 서울생활을 이야기 한다. 작은 놈 업고 니 앞세워 몸뚱아리 하나 갖고 느그 아부지 찾아 서울 올라왔다. 먹고 살기 힘들어 시장바닦에서 배추 부스러기 주워 먹기도 많이 했다. 어린 니가 배추 줍는걸 채소가게 주인이 보고 배춧잎 모아 여러 번 주기도 했지. 이것이 내 어머니가 삶아온 삶의 단면이다. 이제 정년 퇴직하신 아버지와 집 한 채 지키며 신림동에 사신다. 이 곳으로 몇 달 전에 이사 왔다. 짐을 풀어 놓으면서 어머닌 시집오기 전에 손수 수 놓았다는 Sweet Home이 박힌 광목천을 펼쳐 놓았다. 천 속의 그림은 아마도 시집가기 전 마을 처녀들이 유행처럼 수를 놓던 이국적 이미지였을 게다. 난 그것을 보는 순간 여지껏 힘들게 많은 이사를 다니면서도 깊이 간직해온 어머니의 꿈을 보는 듯 했다. ● 정창래 ● 어머니, 그 시간과 기억. 나의 사진 속에 찍힌 대상은 오래전 죽음의 경계에 있던 어머니의 모습들이다. 아주 늙으셔서 자리에 병들어 누운지 오래된 어머니에게 아버지의 준비되지 않은 죽음은 정신적인 절망, 충격, 심리적 혼란의 시기였다. 순간순간 죽음을 향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내 존재의 뿌리인 어머니의 모습을 사진기를 통해서 바라보았다. 그때 어머니에 대한 존재의 의미는 내 삶을 지탱해 나가는 유일한 정신적인 언덕 이었다. 그후 얼마간의 힘들었던 열병의 터널을 지나 건강을 되찾으셨고 난 그 바라보기를 멈추었다. 기억이란, 시간과 함께 멀어지게 되어있다. 기억을 져버린 채 세상은 변하진 않고 돌아간다. 3년이란 시간을 지나 상자속에 묻어두었던 사진을 꺼내보는 일은 그때의 기억을 더듬으며 삶에 상처받고 작업적 소재빈곤의 벼랑에 선 나 자신의 생존방향을 생각해 봄이다. 그때 내가 마지막까지 포기할 수 없는 게 무엇인지,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그리워 했는지. 지금 어머니는 어린아이의 밝은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 최정인 ● 내가 무언가 고심할 때 머리카락을 손가락에 끼고 돌리는 버릇, 늘상 발이 물에 젖어 무좀을 예방하기 위해 덧버선을 신고 어기적 걷는 나의 보행각이 심한 걸음거리, 서른이 가까워서도 만화책을 끼고 화장실로 가는 나의 습관, 이를 들어내고 활짝 웃을 때 보이는 금니 하나, 뭐 이런걸 누가 기억하기를 바랬던 것일까. 나 죽고도 누군가가 나의 존재를 잊지 않고 추억해 주기를 바랬던 것일까. 그래, 존재에 대한 욕심을 좀 부렸나보다. 지금의 나로써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인생의 싸이클 같은 거. 천형처럼 반복되는 그 싸이클에 나도 어느새 서 있다. 그렇게 어줍짢은 욕심으로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명명되어지는 나의 또 다른 인생은 현재 진행형이다. 잠들지 못하는 밤들은 늘어가고-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나의 어린 딸을 위한-나 또한 누군가의 말처럼 강한 어머니가 되기위해 단련되어질 것이다. 어줍짢은 욕심으로 어설프게 내딛어진 어머니라고 명명되어지는 삶을 살기 위해 아마도 많은 것을 잃게 되고 또 다른 것을 얻게 되겠지. 인생은 언제나 선택에 의 한 잃고 얻음을 분명히 한다. 그리고 남들과 다르기를 바라던 나의 삶은 남들과 별다르지 않게 흘러갈 것이다. 그 별다르지 않은 지루한 인생의 흐름속에서 그래, 그래도 삶의 본질을 만지고 돌아가는 거야.라고 웅얼거리면서 내 얼굴의 주름의 수를 세면서 자위할 지도 모른다.
Vol.20000729a | July Seven - 어머니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