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이 있는 부엌

이원희展 / photography   2000_0726 ▶ 2000_0806

이원희_생선이 있는 부엌_컬러인화_127×102cm_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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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진흥원 인사미술공간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0-5번지 Tel. 02_760_4720

문예진흥원 인사미술공간은 2000년도의 세번째 기획초대전으로 신예 여성작가의 도발적인 사진전을 선정했다. 이원희는 현실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직설적인 어법을 취함으로써 통상적인 예술행위에 수반되는 행복, 사랑 등의 가치와 우아하고 교양 있는 태도 등을 자극하고 공격하는 입장에 서있는 작가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性'이라는 우리시대의 가장 뜨거운 주제를 선택하여 이를 사회적 권력 망 속에서 조망해보는 정치적 미술의 전범을 보여준다. 이를 위해 흔히 매스 미디어에서 흥미 위주로 다루어지곤 하는 성의 문제를 여성적 시각에서 비판적으로 추적해가며 일상적인 공간에 배치된 사물들의 관계를 통해서 모형적으로 표현한다. 딸기우유, 생선, 꽃무늬 테이블보 등이 여성성을 대변하는 사물들로 등장하며 여관복도나 화장실 또는 부엌 등이 구체적인 공간으로 설정된다. ● 전시장에서는 주로 특정한 상황을 상상하게 하는, 현실의 흔적들을 기록한 대형 사진작업들을 만날 수 있으며, 더불어 혈흔이 남겨져 있는 수건더미가 집적되어 있거나 네 명의 서로 다른 세대에 속한 여성들의 이미지가 각종 여성전용 오브제들과 같이 배치된 설치작업을 함께 볼 수 있다. 이 설치작업들은 시공간의 동결을 의미하는 사진작업을 보완하여 시간의 흐름 속에서 길들여져 가는 감각들을 일깨우는 역할을 부여받는다. 예컨대 피가 썩어가면서 풍겨나는 악취나 오브제들에서 연상되는 직접적인 촉감 등은 이미지들이 갖는 시각 위주 소통의 한계를 깨닫게 해준다. 결국 이원희의 작업은 삶 속에 스며들어 있는 욕망의 잔재들과 그것의 누추함을 가장 평범하고도 일상적인 시선을 통해 가감 없이 제시함으로써 우리의 익숙한 공간을 낯설게 만들고 평온한 시간을 흔들어 놓고 있는 것이다. ■ 백지숙

Vol.20000727a | 이원희展 / photography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