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慾心

나현展 / NAHYUN / 羅賢 / painting   1999_1124 ▶ 1999_1203

나현_자연-로봇_종이에 혼합재료_170×140cm_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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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시간 / 10:00am~06:00pm

(재)한원미술관 HANWON MUSEUM OF ART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423 (서초동 1449-12번지) 한원빌딩 B1 Tel. +82.(0)2.588.5642 www.hanwon.org

1999년! 천년이 저물어가고 새로운 천년이 시작되는 분기점, 지금 지구는 꽤 소란스럽다. 에펠탑 전광판의 숫자는 하루하루 2000년을 기다리고 있으며, 외국의 어느 곳에서는 2000년의 첫 해돋이를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장소에 상술을 발휘하여 실속(?)을 챙기는가 하면, 여기에 뒤질세라 여기저기서 밀레니엄 상품과 행사가 벌어지고 잇다. 또한 기득권층과 언론매체에서는 마치 다가오는 시대에는 특별한 자격을 갖춘 자만이 살 수 있는 시대인 것처럼 떠들어대고 있다. 나는 마음 한구석에서부터 시작되는 불쾌감을 서서히 느끼기 시작했다.

나현_무덤_장판지에 목탄,콘테,130×162cm_1999

서기 1999년 사실 이것은 다소 헤게모니적인 연식계산법이다. 불과 몇백년전만해도 이 연식법은 지구의 반 이상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것이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1000년 전인 서기 999년은 그들에게는 어떠한 의미도 있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 한반도는 고려시대로써 북방오랑캐인 거란족과 민족의 운명을 걸고 대적하고 있었다.) 물론 현재 지구촌시대에서의 통일된 연식법은 분명히 필요하다. 다만 내 의견은 1999년은 단지 2000년에 선행되는 물리적 시간의 기간으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 1999년이 2000년이 되었다고 모든 것이 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아니면 시간과 공간의 변화가 모든 것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그러나 시간과 공간의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은 존재한다. 여기서 우리 인간에게 변화되지 않는 본질 중의 하나는 '욕심慾心'이다. 그리고 1999년 현재 이 지구촌의 소동 또한 인간 욕심의 한 표현 방법인 것이다. 여기서 욕심은 부정적 의미로서의 욕심이 아니라 인간 본성으로서의 욕심에 가깝다.

나현_변화는 없다 there is no change_캔버스에 종이, 아크릴채색_125×400cm_1999
나현_변화는없다, 나주-향교_125×400cm_1999

욕심의 사전적 정의는 ①자기만을 이롭게 하고자 하는 마음, ② 탐내는 마음, ③분수에 지나치게 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이것은 인간의 본성 중 하나이다. 그리고 바로 그 욕심은 인간에게 우주의 중심은 인간이며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고 인간을 제외한 자연은 정복의 대상이 된다라고 인간에게 가르쳐왔다. 여기에는 '문명의 발전'이라는 명분이 항상 함께했다. 그러나 '문명의 발전'은 결국 자기모순에 빠지고 만다. 문명발전에 의한 최대의 발견은 인간이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것이며, 인간의 잘못된 욕심은 바로 인간 존재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것과 그것이 현재 현실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여기에 인간은 해결책을 제시하기 시작한다. 그 해결책은 인간은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생태계를 보전하고 환경을 파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 또한 인간 중심적 사고이다. 예를 들어 인간이 멸종되었다고 하자 그러면 자연도 멸종하는 것일까? 인간문명의 파괴가 자연의 파괴인가?

나현展_한원미술관_1999

인간과 함께 멸종되는 자연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의 주위에서 인간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아주 작은 자연의 일부분일 것이다. 광활한 우주를 생각해보자 인간이 살고 있는 지구라는 행성은 태양계에 속해 있다. 그리고 여기와 가장 가까운 은하는 250만 광년 거리에 있는 안드로메다 성운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은하계에는 약 4천 억개의 별들이 있으며 이러한 은하가 우주에는 수천억개가 있다고 하니 우리 인류가 살고있는 지구가 사라진들 우주에는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 따라서 인간에게는 지금까지의 욕심에 대한 가치전환을 필요로 한다. 고대 중국의 사상가 장자莊子는 인간의 생활에 있어서 일체를 자연에 순응하며 인위적으로 인간의 생명이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것을 파괴하지 말아야하며 자유로운 생활을 희생해 가며 영리를 추구함이 없을 때 인간은 자기의 진실한 면목을 회복할 수 있다고 하였다. ● 즉 인간은 자신이 자연의 일부분으로써 자연과 교감하며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인식의 변화를 가져와야 하며 이때 인간 욕심의 행동은 현재 인류가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와같은 나의 관심은 이번 전시의 주제를 '욕심'으로 정한 동기가 되었으며 작업을 통해 지금까지의 인간 중심적 가치를 통한 잘못된 인간 욕심에 대한 반성 및 자각을 표현하고 하였다. ■ 나현

Vol.19991123a | 나현展 / NAHYUN / 羅賢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