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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공간 인더루프 서울 마포구 서교동 333-3번지 B1 Tel. +82.(0)2.3141.1377 galleryloop.com
손수 만든 바지를 입고 손수 만든 노트를 들고 그녀는 손수 만든 작품들을 하나하나 보여준다. 처음엔 작품보다 그녀의 모습에 더 흥미를 느끼게 된다. 시원스럽게 이야기하는 그녀의 표정은 진지한 아이같기도 하다. 걸걸한 약간의 허스키 보이스가 나른한 졸리움을 즐거운 대화로 이끈다. 직접 만든 악세사리들을 가게처럼 꾸며서 팔거거든요, 이건 핸드폰 장식하는 악세사리고요... 하며 이것 저것 펼쳐 보이는 손매가 밉지 않다. 자신이 한땀한땀 바느질로 만들어낸 조그만 인형들의 무표정 속에서 너무나 집중해서 실을 바늘귀에 쑤셔 고 있는 그녀의 표정이 떠오르는 것 같아 슬며시 웃음이 나기도 한다. ● 인간 노석미에 대한 관심이 생기듯 노석미의 인간에 대한, 인간사에 대한 관심은 가히 지대하다. 그 대상이 뭐 그리 거창한 인물들이거나 놀랄만한 사건이어서가 아니라 너무도 사소해서 피식 웃게 될 만큼 소소한 것들이라서 그녀의 관심의 대상들이 더욱 특이해 보인다. 그녀가 만든 노트속에 빽빽히 들어찬 그녀의 글들은 그 모양새만 보아도 심상치가 않다. 어디를 다니든지 지니고 다니면서 순간순간을 기록하는 노트다. 그녀의 생활의 부분이고 그녀의 생각을 발산하는 곳이다. 그녀가 말하듯 그녀의 일상은 그야말로 특이할것 없는 일상 그 자체이다. - 잠자기, 먹기, 책읽기, 그리기, 사람만나기, 생각하기, 애완동물 키우기, 버스타고 왔다갔다 하기, 슈퍼에 가기, 음악듣기, 커피, 술 마시기 등등... 마음에 드는것은 그녀의 일상에 '그리기'가 포함되었다는 것이다. 특이한 사항을 그리는것이 아니라 일상자체이다라는 것이겠지. 글쓰기를 좋아하여 범상찮게 써내려간 일상의 기록이 추출되어 뽑아져 나온 액기스인양 그녀의 작품들은 단순한 인간군- 머리가 크고 몸통이 짧은 -이고, 단순한 행위의 포즈이며 단순한 원색의 배합이다. 인간이 가장 표현하기 쉬운 조형물이라는 생각에 왠지 동의해주고 싶다. ● 유아기의 인간들 조차 낙서할때는 몸과 얼굴이 따로 놀긴 하지만 '인간'을 그리려고 애를 쓰기 시작하곤 하지 않는가... 그녀가 그려놓은 인간의 모습은 무표정해서 더 풍부해 보이고 어색한 비례라서 더 친숙해 보인다. '즐거운 가게'라는 상호가 그녀의 작업을 바라보는 부담감을 줄여준다. 즐겁게 보고 심각한 분석은 말아달라고 첨부터 손을 훼훼 젓고있다. 그저 관객이 보는 관점 모두가 그녀에게는 재미있고 고맙다. 갤러리 벽면만이 그녀의 작품전시장일 수는 없다는 듯이 노석미는 인형들이며 책, 스티커 등등의 작업들을 내다판다. 우리들 손에 직접 쥐어주고 일상 자체가 작업인 그녀의 세상에 우리를 동참시키려 한다. 노석미가 손에 쥐어주는 그녀의 작업을 세상속에서 흔들고 다니려면 루프에 오라. 보고 고르고 사서 지니는 일상적인 상행위를 이곳에서, 미술전시장에서 해보라. 그녀의 동료 몇명 - 고승욱, 이미경, 이진경, 이진아, 홍지연 - 도 그녀의 사업(?) 에 찬조동업을 시도한다. 조금 걱정이다. 그녀의 일상에 이방인들이 끼어들다.... 하지만 즐겁다. 즐거운 가게에서 또다른 장사꾼들끼리의 즐거운 만남이 될듯하다. ■ 김인선
Vol.19991003a | 노석미展 / NOHSEOKMEE / 盧石美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