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적인 생명의 힘

금산갤러리에서는 자연의 근원을 탐구하고 있는 한국화가 오숙환 개인전을 기획하였다. 그는 명상적이고 정신적인 차원에서 자연과 우주를 더욱 추상화시키고 있음이 눈에 띈다는 생각이다. 최근에 이루어진 작업들을 보면 수직과 수평의 강조된 구도아래 자연의 호흡이 더욱 적극적으로 흐르면서 동세의 강조가 돋보이며 채색 역시 전 작업에 두루 걸쳐있던 색채에 대한 금욕적 입장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

오숙환_밤이 오고 있다_한지에 먹 채색_89×19cm×2_1993

오숙환_초생달_한지에 먹 채색_18×97.5cm_1993

하지만 이 작가는 무엇보다도 먹에 대한 강한 신뢰를 결코 버리지 않고 있다. 작가가 중시하고 있는 이 우주와 자연은 우리에게 경외의 대상이지만 그런 관념 역시 사회-역사적 산물이다. 자연은 늘 상 불변하는 객관적 대상이나 관조의 오브제가 아니라 인간의 숨결과 삶의 자취가 무늬진 것이라는 얘기다. 그 흔적까지 담아내면서 그의 작업이 보다 심오하고 깊이 있는 그런 그림으로 자리하기를 기대해본다. ■ 박영택

Vol.19931126a | 오숙환展 / OHSOOKHWAN / 吳淑煥 / painting